죽으란 법은 없다!
박사 준비동안 주변에서 종종 집안의 지원이 없으면 박사생활이 힘들거라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은 (내 경험상) 반은 맞는 말이고 또 반은 틀린 말이기도 했다.
먼저, 미국에 박사를 갈 경우, 대부분의 경우 박사 기간 내의 펀딩을 보장받고 가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활비는 해결이 된다. 하지만, 아주 박사 월급은 최소한의 생활만 가능한 금액이기 때문에 high maintenance가 필요한 사람이면.. (평소 생활 할때 많은 것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박사로 펀딩을 받음에도 집안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차를 사는 것과 같이 몫돈이 필요한 경우에는 집안의 지원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나는 차없이, 박사월급으로 집세와 식비 등 생활에 필요한 금액을 커버하며 최소한의 (?) 삶을 유지하며 지냈다.
나같은 경우는 경제적으로 조금 더 불안정 했던 것이, 처음에 박사 입학할때 학교에서 박사 기간동안의 펀딩 보장을 받지 못하고, 일회성의 장학금만 받고 입학했기 때문이다. 장학금은 처음 1년 학비 + 그 외 student fee & 보험금 정도를 커버할 만큼의 금액이였다. 하지만, 입학과 동시에 바로 TA나 RA를 구하기는 힘들었고, 또 학과에 문의했더니 지도교수님과 상의하던지 아니면 student jobs에서 일을 한번 구해보라는 말 뿐이었다. 나는 보건학 전공이었는데, 보건학의 경우 학부 수업이 없어서 TA자리는 거의 없었고, RA도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던 때라 당장 구하기가 힘들어서 막막했던 것이 생각난다. 그렇게 입학하고 첫 학기는, 자비로 생활비를 커버하고..동시에 학과, 지도교수님, 그리고 international student center에 계속 연락하면서 장학금 또는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찾아봤다. 이때는 4인 기숙사에 살았고, 극도로 절약했던 때라 한달에 집세 포함 썼던 비용이 1000불 남짓했다. (첫해 이후로는, 이사하여 혼자 살며 집세로만 1000불에서 1200불 정도 나갔다.)
다행히, 두번째 학기는 international student center에서 국제학생에게 주는 긴급(?) 장학금을 받아 생활를 커버하고, 그 뒤에 여름방학 때는, 연구 트레이닝에 지원해서 받은 펀딩으로 연명을 했다. 그 다음 세 번째 학기부터는 학교에 있는 연구센터에서 데이터 클리닝을 하는 RA자리에 지원해서, 박사 4학년 때까지 계속 그 RA를 하며 학비를 커버하고, 생활비를 받으며 지내왔다. 그리고 박사 마지막 년도에는 그 전 RA에서 갑자기 짤려버려, 학과 내에 있는 다른 RA 자리에 지원해서 일하며 받은 펀딩으로 생활하였다.
이 모든 것이 박사 입학전에는 가능할 것이라 가늠이 안돼서, 혹여 학비를 못 낼 상황이 올까봐 엄청나게 불안에 떨었었는데, 매 상황마다 어떻게든 나에게 동앗줄이 떨어졌고, 집안의 큰 도움없이 박사를 졸업할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는 (매 학기 펀딩이 구해질 때까지) 불안한 마음 때문에 수많은 눈물을 흘렸었지만, 결국 펀딩이 안구해지거나 월세가 밀리거나 밥을 굶는 경우는 없었다.
물론 박사로 RA/TA로 일하며 월급을 받더라도, 월급의 6-70% 정도는 집세로 나가고, 최소한의 생활만 유지하는 것을 감내하며 살아가야 한다. 실제, 나는 차 없이 뚜벅이로 생활했고 (미국에서 차없이 생활하는 것은 정말 challenging하다...!!), 박사 기간내에 여행을 간다던지, 돈 드는 취미생활을 했다던지는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때마다, 동앗줄이 내려져서 집에 큰손을 안벌리고, 가끔씩 한국에 오는 비행기값이라던가, 중간에 노트북이 고장나서 내 노트북을 사야했는던 경우, 급하게 필요했던 치과 교정비까지..내가 박사때 RA로 일하고, 연구 펀딩을 받으면서 적절한 때에 때마다 들어왔던 돈으로 다 커버 가능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기적같은 일이다..!
무튼, 박사 동안 여러가지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어쨌든 미국이란 나라에서 외국인인 나에게도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어쨋든 학교 내의 여러 기관들의 도움과 기회로 생활비를 벌어가며 살아갈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 끝으로 경제적인 이유로 정말 강한 박사에 대한 열망이 있는데 주저하고 있다면, 나같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어찌어찌 다 살아지더라구요..!) 적어도 돈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일은 없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