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가족 중에서 혼자만의 시간이 가장 많은 사람은 나인데, 나는 왜 혼자만의 시간을 간절히 바랄까에 대한 고민으로 이번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유롭지 못하다고 여겼던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전업주부라는 이름이 저에게는 주홍 글씨처럼 무겁게만 느껴졌어요.
직장은 그만둘 수 있지만, 부부는 갈라설 수 있지만, 엄마는 그만둘 수 없기에.
마음으로 울기도 많이 울었던 날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쓰자,
육아와 가사를 하는 전업주부의 삶을 많은 분들과 나눠보자, 그리고 힘을 얻자! 라며 시작한 연재.
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독자분들과 작가님들에게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연재를 하면서 왜 나는 혼자인 상태를 갈망하는가에 대해서는, 혼자 있어도 그 시간을 나에게 쓰지 않고 가족들에게 내 시간의 조각을 나누어주기 때문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을 보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는 이 시간이 ‘나’가 아닌 ‘우리’를 위한 시간이기 때문에 말이죠.
혼자가 우리가 되는 이 과정들은 생각보다 훨씬 쉽지 않았고 많은 것들을 선택하고 포기해야 했습니다.
사랑만으론 절대 살 수 없다는걸, 관계를 계속해 나가는 데 사랑보다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라는 것을 아는데 구 년의 시간이 필요했어요.
서로를 돌보아 주고 아이들을 챙겨주는 것, 가족을 유지하는 것에 모든 시작은 그러한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는 것을요.
그렇지만 아무리 지지고 볶고 싸우고 얄미운 가족이라도, 우리라서 좋을 때가 있지 않으세요?
싸울 상대가 있다는 것은 내가 세상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며 미우나 고우나 함께 비빔밥을 비벼 먹을 수 있는 단짝이 곁에 있다는 말이니까요.
부부는, 자녀는, 지구 반대편으로 내던지고 싶다가도 딱풀로 딱 붙여 평생 곁에 두고 싶은 존재라는 것이 공감 되실까요.^^
저는 오늘도 혼자만의 시간을 사수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쓰고 싶은 글도 많고, 읽고 싶은 책도 점점 늘어나서 마음을 추스르는 게 점점 더 어려워져요.
그래도 혼자가 아니기에 혼자만의 시간을 소중히 쓸 수 있게 된 것이라는 점을 알게 되어, 혼자이고 싶은 전업주부는 혼자이지 않은 것을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마음 느끼셨다면 앞으로 당신의 ‘우리’가 가는 여정이 조금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됩니다.
저의 첫 연재에 함께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작가님들과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다가오는 아이들과의 즐거운 겨울방학을 준비하고
또 첫 도시로의 이사 준비도 하며
저만의 감성을 담은 겨울색 짙은 새로운 연재도 준비하는 시간을 잠깐 가져보려 합니다.
금방 돌아올게요. 기다려주세요~^^
오늘도 한 순간 마음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