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돌본다는 것은 나를 존중하는 일이다
우리는 보통
몸이 망가진 뒤에야
몸이 보내던 신호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때 깨닫는다.
몸은 이미 오래전부터
말하고 있었다는 것을.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내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는
몸과 마음이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는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고,
마음이 지친 순간에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지나간다.
마치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는 듯이.
하지만 그렇게 넘겨버린 시간들은
차곡차곡 몸에 쌓여 간다.
가만히 돌아보면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에 꽤 진지했던 적이 있었다.
몸을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마음을 위해 어떤 습관을 가져야 하는지 공부했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려 애썼다.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몸과 마음을 돌보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 역시 힘든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경제적인 걱정이 크게 줄어든 시기였기에
그런 노력들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지난 몇 년 동안은
몸과 마음을 챙길 여력도, 여유도 없었다.
그저
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
사람들은 말한다.
힘들수록
몸과 마음을 더 잘 챙겨야 한다고.
하지만
막상 그 시간을 지나보니
현실은 달랐다.
너무 힘들면
몸과 마음을 돌아볼 겨를조차 없다.
눈앞의 하루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에너지를 써버리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나는 뒤늦게 알게 되었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고
조금씩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을 때였다.
힘든 일들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지만
그것들에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을 즈음.
어느 날 문득
몸이 보내는 신호가
또렷하게 느껴졌다.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신호를
애써 모른 척했을 뿐.
그 무렵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다.
특별히 큰 병이 발견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검진 결과지는
지난 몇 년의 시간을
정직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예전에는
채소 위주의 식사를 챙겨 먹고
하루에 물을 2리터씩 마시던 사람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자극적인 음식과 고기 위주의 식사가 늘었고
아이스크림으로 끼니를 대신하기도 했다.
물 대신
음료수를 마시는 날도 많아졌다.
마음이 힘들 때마다
그렇게 허기와 감정을 채워왔던
3년의 시간이
건강검진 결과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고지혈증 치료 고려,
신장내과 상담 권유,
혈중 요산 증가,
유방 초음파 검사 권유.
그외에도 몇 가지가 더.
술도 담배도 하지 않고
체중도 정상인데
결과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말해주고 있었다.
몸은 그동안
작은 방식으로
계속 내게 말을 걸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듣지 않았을 뿐.
몸을 돌본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나 자신에게 보내는
가장 기본적인 존중일지도 모른다.
존중하지 못했던 시간만큼
몸은 정직하게 결과로 보여주고 있었다.
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이 정도의 상태로
다시 기회를 주고 있는 몸이
고맙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시 시작해 보기로 했다.
몸을 존중하는 일.
마음을 돌보는 일.
그러자
신기하게도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매일 붓던 다리는
붓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었고
속도 한결 편안해졌다.
15년 넘게 이어오던 감사일기도
다시 시작했다.
경제적인 문제든
심리적인 어려움이든
어떤 이유로든
하루하루가 버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나는 그 마음을 안다.
겪어봤기에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말하고 싶다.
몸과 마음을
챙겼으면 좋겠다고.
되돌릴 수 없는 지점까지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몸을 돌본다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그저 오늘 하루
나에게 조금 더 친절해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루에 단 하나.
내 몸을 위해
딱 하나의 행동이면 충분하다.
그 작은 실천이
나비효과처럼
결국 마음까지 긍정적으로 물들일 것이다.
조금 더 쉬어주고
조금 더 건강하게 먹고
조금 더 걸어보고
조금 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그렇게 시작하는 것.
어쩌면 그것은
잃어버린 나 자신에게
다시 돌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잘 살고 싶어서 살아간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를
조금 더 잘 돌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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