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남이
씨남이는 어떤 사람일까.
그 생각에 이끌려
고2 시절 씨남이와 같은 반이었던 친구를 찾아갔다.
“씨남이 작년에 어땠어?”
“걔 은근 성격 있어. 애들이 건드리면 바로 받아쳤어.”
“응? 그래?”
“왜?”
“아니, 지금은 우리 반에서 잘 지내는데… 의외네.”
“글쎄, 별로 말은 없었는데..조용히 지냈던 것 같기도 하고.”
성격이 있다는 말이 좀처럼 와닿지 않았다.
잦은 싸움에 지친 걸까, 외로움에 사무쳤을까.
큰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지금의 허허실실 한 씨남이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교실에 돌아와 씨남이를 바라봤다.
막 농구 경기를 마치고 들어온
그의 땀범벅 중세 티셔츠는
군살 없는 살갗을 붙잡듯 달라붙어 있었다.
“야 이거 뭐야, 땀냄새 난리 난다.”
“냄새나? 뭐… 좀 날 수도 있지. 허허.”
“비상비상!!”
‘드르르럭.’
씨남이의 1등 자리 책상을 끌어 교탁 옆으로 옮기며
고2 씨남이가 다시 나타날까 슬쩍 곁눈질했다.
“아 이걸로 부족해.”
교실 벽을 타고 흐르는 달달거리는 소리.
50명의 열기를 식히는 6대의 선풍기는 쉴 시간이 없었다.
그중 하나, 회전 기능을 멈춰 세워 씨남이 자리만 향하도록 고정했다.
교탁 옆에 덩그러니 자리 잡은 책상 위엔
독점 선풍기 바람으로 교과서가 펄럭거렸다.
그 바람은 시원했을까.
아니면 조롱의 칼날처럼 꽂혔을까.
“허허허허”
씨남이는 웃고,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졌다.
“반장 덕에 시원하고 좋구만.”
“크크, 그치?”
아무리 둘러봐도, 그 ‘성격 있는 씨남이’는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