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남이
“반장”
“네, 선생님”
“쉬는 시간에 잠깐 교무실로 올래?“
”네~알겠습니다“
담임 선생님의 호출이었다.
머릿속에서 생각이 뒤섞였다.
‘음, 잘못한 건 없는데, 무슨 일이시지?’
학생기록부를 펼쳐놓은 선생님은
이리저리 종이를 펄럭이며 씨남이 얘기를 물어보셨다.
”요즘 별일 없지?“
”네, 씨남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씨남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씨남이 아버님은 개척교회 목사님이라고 했다.
개척교회. 종교 없는 나는 그게 어떤 곳인지 잘 몰랐다.
에둘러 표현하는 선생님의 표정이 눈에 걸렸다.
평소엔 단번에 읽혔는데 그날은 어딘가 애매했다.
”뭐 암튼, 씨남이(선생님은 본명을 말했다) 도울 일 있으면 뭔지 잘 체크하고“
”네, 선생님“
교무실을 나서며 방금 들은 말들을 맞춰보느라 머리가 바빴다.
’아, 씨남이 집이 좀 어렵다는 건가. 음, 그런 거 같네‘
생각의 끝은 대충 그쯤 닿아 있었다.
교실 문에 가까워오자,
여지없이 동물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드르륵‘
있는 힘껏 교실 문을 밀어냈다.
’……..……‘
수십 개의 토끼눈이 나를 향하고 순간 고요가 스쳤다.
”아 씨 뭐야, 깜놀했네“
”크크크“
이내 교실은 다시 웅성거렸다.
개척교회 목사님 아들 씨남이.
수식어 한 줄 늘어봤자 씨남이는 여전히 우리 반 1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