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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로또를 사지 않는다.

by 박희종

와이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글 쓰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요즘 글 쓰는게 재미있어. 잘 써서 내 글이 책으로도 나오고 영화로도 만들어지면 진짜 좋을 것 같아"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소설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조금씩 장편소설을 쓰고 있는 요즘. 글 쓰는 것이 재미있고 신난다. 원체 미래에 대한 상상을 잘하는 편이어서, 글을 쓰면서도 이 작품이 영화가 된다면 주인공은 누구였으면 좋겠다, 감독은 누구였으면 좋겠다,라는 상상을 많이 하고 있다.

나는 로또를 사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당첨이라는 대박을 꿈꾸며 기대에 부풀어 로또를 사곤 하지만, 내 삶에서 횡재의 행운이 찾아온 적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로또를 사며 인생의 반전을 꿈꾸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나는 그렇다는 거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다양한 방식으로 계산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굉장히 희박하다. 누군가는 연속으로 3번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 로또가 당첨 될 확률이 낮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로또에 열광하는 이유는 당첨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기회는 공평하기 때문에 그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나름 과학적으로 번호를 구성하거나 많은 양을 살 수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누구나 확률은 같다.

나는 어쩌면 그 같은 확률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같은 기회가 열려있고, 누구나 같은 확률로 당첨자가 나온다. 노력도, 재능도, 투자도, 솔직히 큰 의미가 없다. 그래서 나는 그것에 도전할 흥미가 없는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내가 로또를 사서 당첨이 될 확률보다 내가 열심히 글을 써서 대박 작가가 될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나는 내 꿈 앞에서 적어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확률은 모두 희박하다. 평범하게 살아온 직장인이 갑자기 소설을 쓰기 시작해서 대박 작가가 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로또가 당첨되는 일확천금의 기적만큼이나 말이 안 되는 일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로또보다는 대박 작가의 꿈을 꾼다.

나에게 작가라는 꿈은 적어도 나의 노력으로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 내가 꾸준히 써내려가는 글로 인해 점점 더 발전할 수도 있고, 성공의 확률이 올라갈 수도 있다. 심지어 로또는 1등 당첨자의 사례로 아무것도 배울 수 없지만, 나는 이미 성공한 수많은 작가의 역사가 사례로 존재하고 있다. 내가 좀 더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고, 7개월짜리 아이를 기르고, 남편으로, 장손으로, 큰사위로 살아가는 나의 삶이 결코 녹록치는 않다. 누군가는 내가 헛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쓴 글은 적어도 맞지 않은 로또처럼 구겨진 쓰레기는 되지 않을 것이란 걸 안다. 나는 글을 쓰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문장을 만들어가며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한다. 이야깃거리를 구성하고 캐릭터를 만들어가며, 내 삶을 돌아보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의 심리를 들여다보기도 한다. 결국, 내 글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없지는 않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내 삶의 대박은 3가지다.

1. 직장인으로서 임원이 되고, 최고 경영자가 되는 것

2. 전문 강연자로서 명성이 생기는 것

3. 작가로 사는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 (직업 작가)

나의 이 세 가지 꿈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직장인으로서 온 힘을 다해 직장생활을 하고 역량을 쌓아가는 중이며, 전문 강연자로서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그리고 매일 짬을 내서 내가 쓸 수 있는 글과 내가 쓰고 싶은 글을 꾸준히 쓰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삶이 지루하지 않다. 하루하루가 충분히 의미 있고, 치열하며, 재미있고 설렌다. 꿈꾸는 자가 살아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무엇이든 말이다. 나이가, 환경이, 가족이, 능력이 핑계가 된다면, 지루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무엇도 핑계가 되지 않는다면 무엇이든 찾아야 한다. 내가 지루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는 목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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