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엔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작은 아이가 있다.
이따금 뜬금없이 그때의 감각이 생생히 되살아나는 때가 있다. 무심코 떠올린 작은 걱정거리가 순식간에 집채만한 파도가 되어 덮쳐오던 기억들.
다행히 이제 나는 그 위태위태하던 절벽에서 이만큼쯤 떨어져 있다. 요즘은 그 일이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처럼 여겨지도 한다. 방에 불을 끈 채 혼자서 잠을 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꼭 쥐고 있는 손아귀의 힘을 뺄 수는 없다. 처음 내게 왔던 때처럼 그것은 나의 평범한 일상에 언제든 다시 손을 뻗어올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