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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근 오 분전 Sep 28. 2020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던 월 (The  Dawn Wall)’
전 세계 암벽등반가들의 '메카'인  ‘던 월 (The  Dawn Wall)’은 새벽빛이 가장 먼저 비춘다고 하여 붙여진  미국 요세미티 공원의 바위산 ‘엘 캐피탄’의 별칭이다.  이 암벽은 유리처럼 매끈하며 손톱조차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빈틈이 없는 910m의 수직 절벽이다.  촉망받던  젊은  암벽 등반가  ‘토미 콜드웰’은 검지 손가락이 잘려 나가는 사고를 당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동료 케빈과 함께 이 거대한 절벽의 가장 어려운, 그래서 지금까지 아무도 오른 적이 없었던  암벽 루트를 개척하고 도전한다.  영화 ‘던 월 (The  Dawn Wall)’은 두 손 두 발과 미끄럼 방지 초크 분말,  손가락의 테이핑에만 의지하여 불가능에 도전하는 두 클라이머의 분투를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19일 동안 수직 암벽에 매달려 비박을 하며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파트너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 가는 인간승리와 자연합일 그 자체다.  추석 연휴. 넷플릭스. 강추!!!

‘인수봉(仁壽峰)’
해발 811m의 북한산 인수봉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암 벽산이다.  여러 개의 등반루트 중에 가장 대표적인 코스가 ‘쉬나드 루트’다.  같은 암벽이라 하더라도 어떤 루트로,  어떤 방식으로 오르느냐에 따라  그 길이 천차만별이고 변화무쌍하다. 최초로 그 루트를 개척한 사람의 이름에서 명칭을 따오기도 한다.  ‘쉬나드 루트’는 1960년대  주한미군으로 파병되었던 젊은이 ‘이본 쉬나드’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그는 자그마한 체구의 프랑스계 미국인이었다. 아버지는 대장장이였고 그 역시 서핑과 암벽등반에 빠져있는 대장장이였다.  군대를 싫어했던 그가 억지로 끌려온 곳이 한국이었고 여기서도 걸핏하면 말썽을 피우고 틈만 나면 빠져나가 한국인 등반 친구들과 인수봉 암벽을 오르며 시간을 보냈다.

“우리 제품을 사지 마세요!( Don’t buy this jacket!)”
‘ 지구가 목적, 사업은 수단’이라는 모토를 가진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대장장이었던 한 등반가가 암벽에 구멍을 내어 훼손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장비를 스스로 개발하여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이다. 소문을 듣고 모여든 주위의 클라이머들과 서퍼들이 가내수공업 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의 용품을 직접 만들며 사업이 시작되었다.  이들이 추구하는 최고의 제품은 수선이 가능하고 내구성이 있는 의류, 중복 소비가 필요 없는 다기능성 장비,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직물을 사용하는 제품들이다.  돈이 아닌  환경을  생각하는 이 회사의 설립자 ‘이본 쉬나드’는 고객들에게 “ 필요한 것만 구매하고, 가지고 있는 것을 수선하고,  물건을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정말 필요할 때만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그는 전통적인 사업가가 아닌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며 얻은 수익은 환경보호에 기부하는, 자유롭고 즐거운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등반가이자, 서퍼이며, 환경운동가이다.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 책은  회사의 직원들을 위해  ‘이본 쉬나드’가 쓴 경영 철학 매뉴얼이었지만  많은 독자들과 환경운동가들에게 영감을 주며 세계 각국에 소개되었다.  '악성 비루스 병마의 위협'으로 답답한 도시에 갇혀 아버지 성묘도 못 가는 추석. 이 또한 인간이 자초한 환경파괴의 원죄라 반성하며 잠시라도 ‘환경보호’와 ‘자연사랑’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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