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엄마

'작가'이고 싶습니다.

by 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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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처음 이 질문에 답할 때는 "책을 읽고 쓰는 것에 눈을 뜬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당시는 씽큐베이션을 2/3 지점 통과하면서 계속해서 읽고 쓰는 삶을 이어가는 것만 생각했다. 그렇게 함께하게 된 '한 달'. 처음 질문지를 받으면서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소개해본 적이 꽤나 오래전이었음을 깨달았었다. 대답 끝에 다시 이 질문에 답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그때 어떤 답을 할지 궁금하다고도 했었다.


그렇게 열흘의 반달 쓰기가 끝나고 정식 한 달의 멤버가 되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엄마'라고 답했다. 책으로 input 하고 글로 output 하는 성장하는 엄마이고 싶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힘든 시기이니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고도 했다.


솔직히 다시 글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내가 그런 글을 썼음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공감을 잘해주는 따뜻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실제로 글로 남긴 건 기억에서 사라져 있었다. 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지난 '한 달'을 마무리하면서 쓴 글을 보면 내게서 따뜻함을 느꼈다는 피드백을 받고 눈물 나게 감사했다는 이야기도 썼다. 바람이 이루어진 셈이다




나에 대해 주기적으로 생각해보게 되는 질문을 받으니 우선은 기분이 좋다. 누군가가 나에 관해 물어봐주고 있고,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할 일이 생긴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육아가 본업인 '엄마'에게는 이벤트다. 이제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나는 누구일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곳은 친정이다. 바이러스로 인해 집에만 갇혀있던 아이들이 연휴(?)를 맞이하여 고대하던 할머니 댁에 온 것이다. 덕분에 오랜만에 '엄마'보다는 '딸'로 돌아와 있다. 방금 엄마가 차려준 점심까지 먹고 아이들은 신랑에게 넘겨주고 방안에 들어와 '나'를 찾고 있는 중이다. 오랜만에 '엄마'보다 '딸'이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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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Dan Counsell on Unsplash



지난 한 달 5기를 끝내고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운이 좋게도 한 번에 작가로 선정되어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쑥스럽지만 이름 앞에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실제 출간을 한 것도 아니고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권한 정도의 '작가'에 무슨 의미를 그렇게 두냐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달고 보니 느껴지는 뿌듯함이란 '엄마'가 되었을 때와는 또 다른 무엇이 있다.

내 이름 석자는 부모님이 주셨다. '엄마'는 아이들이 만들어주었다. 모두 나를 드러내는 명칭이지만 내 힘만으로 오롯이 이뤄낸 건 '작가'가 처음이다. 어찌 기쁘지 않을까?


김새해 작가는 아이들을 위해 죽기 전에 책 한 권이라도 남겨주고 싶어 작가가 되었다고 했다. '작가'라는 말을 쓰고 보니 이제는 진짜 내가 쓴 책을 만나보고 싶어 졌다. 물론 아직은 부족하다. 좀 더 읽고 좀 더 써서 언젠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엄마의 이야기. 아이들과 함께 한 추억. 우리들의 행복하고 사랑 가득한 시간들을 책으로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 글이 화석처럼 남아 언젠가 만나게 될 내 책의 서문에 적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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