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루시아 Aug 04. 2022

부레옥잠 꽃

부레옥잠!

잎자루가 물고기 부레처럼 물에 떠서 이름을 그리 갖게 되었다는데...


언제였는지 정확한 기억이 없다.

딸과 함께 만들었던 도자기... 동학사 도자기 마을에 딸과 함께 가서 만들었다는 기억만 있다.

사실 틀은 내가 만들었지만 도자기 선생님이

다 만든 것이나 진배없는 큰 도자기 

그 도자기는 마당 한 귀퉁이에 그냥 맴돌았다. 

집안에 넣기도 뭐하고 집 밖에서도 딱히 쓸 일이 만만치 않고.


두어 달 전 자주 가는 호남 식물원에서 부레옥잠 2 뿌리와 물배추 4개를 검정 비닐봉지에 넣어왔다.

남편이 비닐봉지를 보며 뭘 사 왔냐 하기에 십여 년이 넘게 빈둥거리며 놀고 있는 도자기에 할 일을 주려한다니 빙긋 웃었다. 둘이 동시에 도자기를 함께 들여다보니 사방에 잔금이 있어 이게 가능할까 하는 눈빛을 교환했더랬다. 남편이 의기양양하게 방수 스프레이를 들고 와 구석구석 스프레이를 뿌렸다. 우리 집 현관이 늘 택배물품으로 한가롭지 못한데 남편의 구매 목록이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며칠 스프레이를 뿌린 후 부레옥잠과 물배추를 띄었다. 

화채처럼 동동 떠 있어 그러려니 했다.  

 

꽃이 폈다. 어찌나 예쁘던지..

분명 어느 호숫가 근처에서 부레옥잠 꽃을 봤을 터인데 

새롭다. 난생처음 본 꽃 같다. 

어찌 그린 야들야들한 색으로 펴는지...

 

다음날 아침에 보니 벌써 졌다.

하루만 피는가 보다.

이리도 짧다니...

아름다움이 순간 다가왔다 가버렸다.

 

귀한 부레옥잠 꽃을 구경해 감사할 뿐이다.


7월 27일 핀 부레옥잠


8월 1일 새로운 꽃 


매거진의 이전글 백합향이 가득가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