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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루시아 Aug 23. 2022

아들은 가고 목수국은 지고

아들은 무사히 시카고에 도착하고..

2주가 지나간다. 아들이 시카고로 떠난 지 말이다. 아들이 시카고에서 페이스톡을 했다.  잘 도착하여 기숙사 방을 정리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 자식이란 참 이상한 존재다. 잘 지낸다 해도, 잘 먹는다 해도 걱정을 장판처럼 깔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부모가 되는 게 축복인 것 같다. 자신이 아닌 타인을 죽을 때까지 바라보고 걱정하고 사랑하고 시린 가슴이 무엇인지 배우니 말이다. 자신이 아닌 존재를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는 것이 보통 일인가? 큰 축복이다.

  

2주 전 금요일 새벽 4시.. 부산하게 아들 짐을 차에 싣고 인천공항을 향했다. 어둠 속을 달리는 남편의 등에 피곤이 매달려 있었다. 뭐 하는 것도 없이 조수석에 앉은 나는 잠이 오지 않았다. 어둠이 쉼 없이 다가와 지나갔다. 해가 뜨고 있었다. 섭섭하면서도 시원했다. 다 큰 성인과 한 집에 있는 것은 쉽지 않다. 좋은데 불편하고 행복한데 신경 쓰이고 맘이 편안한데 거슬린다. 10개월 만에 귀국해서 잠시 머무르는 것일 뿐인데... 성장한 자식이란 존재가 이런 것이구나 느낀다. 품 안의 자식이란 말이 전해 내려오는 이유다. 


잘 지내길 바란다. 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길....


아들이 떠나기 일주일 전 온 가족이 서울 나들이를 했더랬다. 블루맨 그룹의 쇼도 보고 광장시장 먹거리 투어도 하고 N서울타워 길을 걷기도 하면서 말이다. 아들이 비바람을 맞으며 왜 걸어야 하냐고 투덜댔지만, 딸이 이렇게 비 오는데 걷네요! 했지만... 우리 가족은 우비를 입고 함께 걸었다. 안개에 갇힌 서울타워에서 추러스를 먹고 길을 내려오다 목멱산 호랑이 집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또 하나 생겼다.

블루맨 그룹의 신나는 쇼... 
언제 이리 자랐을까? 아들과 딸.... 

  

시카고로 가는 아들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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