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정한 시옷 Dec 29. 2024

백명의 좋아요보다 한 명의 구독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으세요?

현재 내 블로그의 이웃수는 정확히 1083명이다.

세 자리 수의 이웃과 네 자리 수의 이웃은 느낌이 다를 줄 알았는데 여전히 부족한 느낌 든다.

수치로 쉽게 환원되곤 하는 능력주의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아직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증거다.

다섯 자리가 넘는 블로그 인플루언서들의  이웃 수, 포스팅마다 넘치는 공감수는 어쩔 수 없이  좀 부럽다.

이들은 어떻게 이런 성장이 가능했을까?

아마도 콘텐츠의 유용성이나 진정성 전,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선다는 sns의 특성이 뒷받침되어 시너지 효과가 났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능한 초연결의 시대, 당신은 무한대로 성장 수 있다! 성장하고 싶다면 sns를 적극으로 활용하라!

잠언처럼 울려 퍼지는 문장들에 나 역시 자유롭지 않았다.

그러나 sns용해 불특정 다수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환상 과잉된 자의식라는 부작용을 낳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에 집중하지 못하고 왜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지를 고민다.

어느새 나란 사람을 인정받아 마땅한 사람으로 위치시켜 놓고, 얼굴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를 원망하는 것이다.

한 개인의 영향력이란 결과적으로 제삼자가 판단할 영역일 뿐, 스스로 판단할 수 없에도 불구하고 판단이 끝나 버린다.

나의 글은 왜 불특정 다수에게 인정받아야 하는가

이웃 수는 곧 돈이니까?

돈을 벌고 싶다면 차라리 코인이 낫다.

그러나 나는 글을 쓰고 싶었고, 가능하다면 출판도 꿈꾸지만 그저 내 글이 좋은 글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은가 물을 차례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사랑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그 때문 아닌가.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쓰며 좋은 점은 기적을 일상처럼 누리는 일이는 것을, 최근에야 깨달았다.

독서모임을 하며 알게 된 선생님들이 블로그의 내 글을 읽어주신다. 배울 게 정말 많아 두고두고 학인으로 함께 하고픈 사람들이 '공감'을 눌러주고 가면 그날 하루의 에너지를 다 채운 느낌이 든다.

30년 지기 친구는 내 글에서 위로받는다. 로 다른 지역에 살며 육아하느라 일 년에 한두 번 볼까 한 사이지만, 글을 통해 어느 때보다 가까이 만나고 있다.

브런치 작가님 중에 꼭 책을 내시면 좋겠다, 북토크 여시면 당장 달려가서 사인 받고 싶다, 하는 분이 라이킷을 눌러주신다. 역시 그런 날도 그 날치 글쓰기를 해낸 느낌이 든다.

최근에는 줌 수업으로 인연을 맺게 된 선생님과 오프라인 만남을 갖기도 했는데, 뜻깊었던 그날을 계기로 나는 이 연재를 시작하기도 했다.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나와 연결된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나에게 불특정다수가 아니다.

한 명 한 명 의미 있는 개인이다.


인정 욕구에 목마른 사람일수록 SNS의 특성을 오해하기 쉽다. 전 국민을, 전 세계 사람들을 나의 SNS로 끌어오는 일이 초연결은 아니다.

우리는 그럴 능력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백 명의 좋아요나 공감보다,

꾸준히 내 글을 읽어주는 단 한 명이 의미 있다.

그 한 명 덕분에 나는 나 자신과도 새롭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인터넷이란 환경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예약했던 글을 발행합니다.

제주항공 비행기 사고로 참담하고 먹먹한 오늘, 일상을 살아가는 것 외에 피해자분들과 유가족분들의 슬픔 앞에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고통스럽지 않으셨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