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로 도파민 빵빵 터뜨리기

책빙고&책보물찾기

by 다정한 시옷

길고 긴 겨울 방학이 다가온다.
평소에 잘 챙기지 못했던 아이들의 읽기를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시기다. 고민 끝에 시도하는 서툰 방법들이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를 보여주진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의 생활에 어떻게 읽기가 자리 잡을지 깊이 고민한 보람은 그다음 계절까지도 아이들이 읽기를 미약하게나마 이어가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책보물찾기가 그렇다.


우리 집 보물찾기 프로젝트


보물을 다 찾았느냐?
당연히 다 못 찾았다. 이제는 보물쪽지를 어느 책에 끼워놨는지도 모르겠다. 잊을만하면 보물을 찾았다고 들고 오는데, 그럴 때면 '네가 읽기를 기대했던 책을 드디어 읽는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너 말고 동생 읽었으면 한 책인데!'하기도 한다.
엊그제 오랜만에 찾은 보물쪽지는 일곱살이의 것,
'튤립 한 송이 사기'였다. 2월에는 튤립 구근을 사러 갈 것이다.
아무튼 말이다. 5월에 시작했으니 반년이 넘는 동안 책을 골랐을 때의 뜻밖의 기쁨이 간간이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에 한 가지 더,
책빙고를 했다.

가을에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서 실행하.. 고 싶었으나 즉흥적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a4를 흔들며 "엄마랑 빙고 할 사람~?" 했더니 세 명이나 몰려들었다.(ㅋㅋ)
자를 대고 줄을 좍좍 긋고 되는 대로 빙고판을 꾸몄다.



** 빙고 5줄 완성하기 **
- 빙고판은 엄마가 채운다.
- 열두살이는 영어책(결코 놓지 못하는 원서 읽기ㅜㅜ)
- 아홉살이는 문고책 위주
- 빙고완성 시 받고 싶은 선물 스스로 적기

아홉살이는 받고 싶은 선물 고르기를 어려워한다. 그때 살짝, '키즈카페 가기 어때'하면 아주 좋아라 한다. 사실 엄마아빠는 이미 키카에 데리고 갈 계획이 있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ㅎㅎㅎ
열두살이는 빙고 5줄을 금방 해치웠다(?)
그러면 또 꼬신다.
"이왕 한 거 도장 다 채우고 선물 하나 더 어때?"
당연히, 콜이다.
아이들 책 읽기에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효과가 없더라도, 재밌게 노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나름 괜찮다.


뜻밖의 보상과 기대되는 보상의 콜라보


아이들이 게임에 폭 빠지는 이유 중 하나는 즉각적이고 반복적인 보상 때문이다.
그렇다면, 책 읽기의 보상은 어떤 방식으로 해야 도파민이 빵빵 터질까?
거미줄의 씨줄과 날줄처럼, 읽기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촘촘히 만들어 본다.
보상은 예상치 못 했을 때 더 기쁜 법,
끝나지 않은 <책보물찾기>로 간간이 보상받고,
당장 기대되는 보상은 <책빙고>로 해결한다.
"엄마 책 주문할 건데, 읽고 싶었던 책 있는 사람?"
하고 한 달에 한 번 불시에 물어보면,
왠지 대답하지 않으면 손해인 것 같은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기 마련이다.(이건 형제 많은 있는 집이 좀 더 유리한 것 같긴 하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마침내 듣게 된다.
"저는 000 사 주세요."
학습만화만 내내 읽던 아홉살이가 책을 사달라고 했다.
역시 학습만화였고, 요즘은 맞춤법에 관심이 생겨 맞춤법 관련 학습만화만 본다.
<놓지 마 맞춤법>3,4,5권을 주문했다.
그래도 고무적인 건,
바로 어제 이 녀석이,

책 택배를 스스로 뜯기까지 했다!

※ 잠깐 읽어봤는데 의외로(?) 수준 있다. 초등 저학년은 만화만 읽을 수밖에 없다. 어근과 어미, 활용 등 문법 시간에 쓰는 용어들이 그대로 등장하는데, 그런 내용들이 효과를 보려면 초등 4,5, 6학년은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4,5,6은 학습만화를 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또 있고..


책보물찾기 업그레이드를 해 보자.


겨울방학에는 미션 없이, 작고 노란 동그라미 스티커만 책에 숨겨둘까 싶다. 찾은 스티커를 붙여서 5개, 10개, 20개, 단계마다 보상을 주는 것이다. (안 씻고 싶을 때 안 씻기, 치킨 먹기, 다이소 5천 원 쿠폰 등)
최종적으로 100개의 스티커가 모이면
각자의 보상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함께 노력하고 함께 보상을 누리는 방식으로 해볼까 한다.
아마도.. 이미 계획된 2월의 눈썰매?
스티커 100개는 너무 많나?
...세 명인데, 금방 모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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