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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깔깔마녀 Feb 17. 2024

오늘 하루만 생각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은 대단한 일

몸에 기운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 데, 몸이 정말 따라주지 않는 요즘, 어떡하면 좋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냥 몸이 가는 데로 행동하면 된다.

오늘, 오랜만에 오프라인 쇼핑을 하려고 화장도 하고- 요즘 나는 자외선 차단제만 바른다. 마스크는 정말 좋다.-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런데 역시 무리였다.

결국 동네에서 볼일을 마치고, 집으로 곧바로 돌아왔고, 대신 반신욕을 한 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온라인 세상을 거닐고 있다. 

오늘 내 결정은 정말 잘한 짓~.


몸이 따라주지 않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자꾸 하려고 들 때, 병이 생긴다.

그럼에도 나도, 또 어떤 사람들도 그걸 무시하고 간과하는 바람에 자꾸 역효과가 나는 것 같다.


이럴 때, 혹자는 괜한 소리를 주저 없이 한다.

자꾸 움직여야 힘이 나고, 사람들과 어울려야 정보도 얻고, 혼자 지내면 안 좋아.

틀린 말은 아니다. 상황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는 무시하면 된다.


나는 지금 쉬는 게 맞고, 또 약속은 부담이고 스트레스다. 

그래서 혼자서 책을 읽고, 맛있는 요리를 하고, 산책을 하며, 가끔 글도 쓰고 좋아하는 클래식에 온전히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뭐 딱히 그럴싸한 일에 투자하는 것도 아니다. 돈벌이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럼 어떤가.

나 자신에게 완전히 몰입하는 것, 그게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행운이다. 한편으로.


가끔 사람이 그립기도 하다. 그렇다고 괜히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않는다. I 라서가 아니고, (*MBTI는 왜 자꾸 들먹일까. 사람의 성향이 16가지로 정확히 나뉜다는 게...... 때론 I 도 E가 되고, E도 소문자 e 도 있지 않은가.) 내가 편한 쪽으로 마음과 행동이 기울어질 뿐이다.

말을 섞고 싶은 사람과 섞는다. 말은, 종종 넘치거나 과하거나, 부족하다.

말로 그럴싸하게 포장해도, 속내는 알 수 있다.

또 말이 어눌해도, 진심은 통한다.


다행히, 나는 혼자 놀기 9단이다.

내 친구는 나.

너무 잘 아는 내가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갑작스러운 노화에 힘겨워하고 있다. 아, 안타까워.

괜찮은 사람인데... 에휴.... (다들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며 살지 않을까?) 


참, 늘 그랬듯이 올해도 목표가 있다. 원대한 포부는 없다.

굳건한 의지를 다질수록 실망이 커져, 아예 마음 자체를 바꾸었다.

나 혼자 "잘" 산다. 막연하지만 이 말이 모든 걸 대변해 줄 수 있다. 한 문장 안에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오늘 하루 무사히 보낸다. 뉴스를 보면, 무사한 하루와는 먼 기사들이 참 많다. 

그래서 무사함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사려고(buy) 하지 말고, 사는 (live in the moment) 데 집중하자. 


2024년 1월 1일, 2월 음력설이 지났지만, 또 3월이 온다. 3월이야말로 봄기운과 함께 뭐든 시작하기 좋은 계절~, 모두 희망을 갖고 기운내시길~. 



*mbti 사주 철학관을 본 적 있다.

돈벌이 재주가 다양하구나~. 


*사진 속 작품_ 빈우혁_ 갤러리 바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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