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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유 Ayu Oct 31. 2023

강물에서 바다로

친구가 될 조건

흐르는 강물처럼,

힘을 빼며 살고 싶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저항하지 않고,

주어지는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자주 눈을 감고

"나"의 경계를 지우고

세상과 온전히 하나가 되고 싶었다.




거르는 바다처럼,

이제는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


용맹하고 명징하게,

의심, 망설임, 부끄러움을 놓아버리고

도전 속에서 살아가자고 다짐한다.

한 줄기 미풍, 찰나의 느낌, 순간의 눈빛...

인간이 가진 근본적인 선량함, "지금"을 전달해야지.





성인이 된 이후, 친구를 사귀고 싶을 때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가?

나는 최대한의 친절을 베푼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정보를 공유하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말이다.

그런데 이런 형태의 만남이 지속되면 재미가 없다.




이번 발리여행을 하면서 계속 고민해 보았다.

무엇이 친구가 되고, 친구관계를 유지하게 하는가?

이 질문으로부터 큰 깨달음을 얻었다.

"지금" 존재하는 즐거움을 발견하고 전달하여, 주변을 현존하는 즐거움으로 초대하는 것.

그것이 그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은 유일하고 순수한 이유라는 것이다.




이제는 강물이 아닌 바다처럼 살아야지.

어떠한 특별한 행위를 하지 않아도 자정능력을 지닌 바다처럼

친절을 베푸는 행위가 아닌 지금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전달해야지.


강물에서 바다로 확장된 나의 다짐,

의식과 마음이 그만큼 성장했다고 볼 수 있을까,

아니면 흘러간 강물이 바다에 도달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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