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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라는 놀라운 감정

작은 빛이 마음을 가득 채우는 그 느낌

by 배지 Feb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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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책상 앞에 앉아있다.


가만히 앉아서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면

가슴속 심장이 있는 그곳에서부터

작은 촛불이 하나 켜진 것 같다.

촛불 하나는 성냥만 하나 태우면 금방 켤 수  있는

작고 별 것 아닌 불빛이지만

그 불빛이 방 하나를 완전히 꽉 채우는 것처럼

내 몸 전체는 순식간에 감사라는 기운이 확 퍼진다.


감사의 작은 씨앗은 별 것 아닌 것에서 시작한다.

점심때 유난히 맛있는 식당에 가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든지

같이 먹은 사람들과 시덥지 않은 이야기로 서로를 웃겼다든지

1시에 맞춰 빨리 걸어오는데 날씨가 참 맑았다든지


늘 허둥지둥하는 우리 아들이

4:30 시작하는 수학시간을 잘못 알고 혼자 4시부터 미리 도착해 버렸다고

배시시 웃으면서 전화로 말을 귀엽게 한다든지

오후에 누가 사준 아이스 바닐라빈 라떼가 너무 맛있다든지

회사 후배가 3월 언제 날짜 괜찮냐 집뜰이하게 그날 저녁에 놀자 초대해 준다든지

걱정했던 일들이 잘 마무리되었다든지 아님

내가 쓴 글을 빈말이라도 누군가 읽어주고 좋았다고 한마디 해준다든지.


그냥 잘 못 느끼고 당연하다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그런 고마운 감정이 조금이라도 따스하게

작은 촛불처럼 잠시 가슴 근처에 오면,

바람이 불지 않게 두 손으로 막아 그 불씨를 잘 살려서

작지만 밝은 온기를 온전히 느껴볼 수도 있다.


그럼 신경 쓰지 않았을 때는 모르고 지나갔을 감정이

천천히 밝게 온몸을 밝혀주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오 감사한데?

오... 참 고마운 일이다.

고맙네. 고맙다.


고마워지면, 행복해지기 쉽고,

행복하면 이 세상에 별로 못할 것도 없다.

용기가 나고 힘이 난다.

그래서 감사라는 감정은 참 놀랍다.

매일 일상에서 작은 감사함의 씨앗들이 싹틀 기회를 노릴 때

작은 씨앗들을 잘 신경 쓰고 느껴줘서

고마움이 내 안에서 잘 자라날 수 있게 해 주면

그건 정말 이득이다.


모두가 감사함의 개이득을 함께 느끼면 좋겠다.

너무 개이득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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