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이 책은 크게 아래와 같이 Part 3으로 나뉜다.
Part 1 : 달려온 엄마
로스쿨 재학 중의 결혼과 출산
워킹맘의 눈썹 휘날리는 일상
전업맘의 눈물 흩날리는 일상
Part 2 : 달리는 엄마
인생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달리기를 마음먹게 되는 순간
40살 즈음에 얻기 힘든 성취감
달리면 달릴수록 붙어가는 근육들
Part 3 : 달려갈 엄마
준비 없이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는 방법
달리기에 쉽게 재미를 느끼는 방법
본격적으로 달리는 엄마가 되었다면
브런치 목차에는 대목차 소목차를 나눌 수 없어서
동일 선상에서 목차를 구성했지만
크게는 3파트로 나눠서
엄마의 달리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각 파트에 대해 간단히 예고편을 펼쳐본다.
Part 1 : 달려온 엄마
오랫동안 내가 조금은 미친 사람처럼 쉬지 않고 살아왔던 20대 후반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대학을 다니면서는 방송일이나 예술을 꿈꿨으나 돈 벌기 녹록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면서 돈을 많이 주기로 유명한 금융회사에 들어갔다. 그 회사에서 매일 새벽에 퇴근을 하며 일하다 보니, 나보다 늦게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데 돈을 더 많이 버는 사람이 있었다. 정말 부러웠다. 저 사람은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찾아보니 변호사라고 했다. 그래서 그럼 나도 변호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결국 26살에 로스쿨에 들어가서 결혼도 하고 출산도 했다. 자연스레 출산 이후에는 엄마가 되어 변호사 시험도 보고 회사에서 일도 하다가 중간에 둘째를 낳게 되며 육아휴직을 하며 전업맘으로써 힘든 일상에 눈물도 흘렸었다. 폭주기관차에 탄 사람처럼 달려온 엄마가 바로 나였다.
Part 2 : 달리는 엄마
정신없던 아이들의 유아기를 지나 아이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갈 시점이 되자 아이들이 더 이상 내 껌딱지가 아니었다. 주말 아침에도 태권도를 자기 다리로 걸어서 갈 수 있고, 새벽에 자다가 내가 없어도 울지 않았다. 다른 사람 이야기 같기만 했던 자유시간이라는 것이 나에게도 조금씩 주어졌다. 처음에는 핸드폰에 미쳐있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모든 피드를 빠짐없이 시험공부하듯이 샅샅이 다 스크롤하며 정보를 수집했고 그 정보들은 그 당시에는 너무나 유용해 보이는 것들이었다. 건강 요리법, 꼭 가봐야 할 맛집, 경치가 너무 좋아 외국 같은 국내 카페, 반드시 먹어줘야 할 비타민, 살 빠지는데 유용한 1분 운동법... 너무 다 유용한 정보라 놓치면 큰일이 날 것 같아서 저장을 계속 눌렀다. 그렇지만 사실 그 어느 정보 하나 다시 꺼내보는 일은 드물었고 그렇게 하루 종일 핸드폰을 들여다보다가 하루가, 몇 주가, 몇 달이 저물어가면 내 인생을 소모해 버린 것 같은 자괴감이 몰려왔다. 그러다 우연히 회사 동기가 풀코스 마라톤을 뛴다고 하는 소식을 들었다. 회사 동기는 참 이상한 존재다. 고맙고 든든하면서도 네가 하면 나도 하지 아무 근거도 없이 만만하기도 하고 전우애가 들기도 하고 그렇다. 아무튼 이 동기가 한다니까 나도 아무 근거 없이 나도 해봐야지 배짱을 부렸다. 대회를 접수하려고 하니 하프마라톤과 풀마라톤 가격이 거의 비슷하던데, 같은 값이면 긴 거 뛰는 게 이득인 거 아니냐고 동기한테 물어보니까 정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야... 5K만 일단 뛰어보고 말해라... 는 대답을 들었다. 그리고 그날부터 나의 달리기 인생이 시작되는데...
Part 3: 달려갈 엄마
이 세상 엄마라면 무조건 달리기를 해야 한다고 밑도 끝도 없이 추천하고 싶다. 나는 본래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걸 크게 추천하지 않았다. 취향은 모두가 다르니 내가 좋다고 다른 사람이 좋으라는 법도 없고, 또 좋으면 내가 하면 되었지 굳이 소문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맛집도 소문나서 내가 먹기 더 어려워지면 곤란하니 굳이 소문내지 않는 그런 음흉한 쪽에 속했다. 그러나 달리기는 정말 내가 책을 내서라도 이 세상 엄마들에게 너무나 권하고 싶다. 조금 부끄러운 사실은 내가 엄청 잘 달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위 Part 2에서 내게 달리기를 시작하게 만들었던 그 동기는 이미 풀코스를 3시간 미만으로 뛰어내는 Sub 3 기록도 가지고 있을 만큼 대단한 기록의 보유자다. 그에 비하면 나는 풀코스를 겨우 한번, 그것도 5시간 50분이라는 비루한 기록에 겨우 완주해 냈을 뿐인 그냥 달리기를 좋아하는 엄마일 뿐이다. 그렇지만 내가 한 인간으로서, 특히 엄마로서 끝없는 시련을 겪을 때마다 달리기는 내게 위로가, 때로는 약이 되어주었고 엄마라면 누구나 뛰었으면 하는 마음에, 아무 준비 없이 달리기를 시작하기 좋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시작을 했다면 재미를 붙이는 법, 그리고 재미를 붙였다면 본격적으로 있으면 좋을 최소한의 장비, 대회를 나간다면 어떤 대회가 좋을지, 옷은 뭘 입고 대회를 나가면 되는지 내가 가졌던 소소한 궁금증들도 함께 풀어 보고 싶다.
자. 그럼 여기까지 함께 와주신 당신,
사실 엄마가 아니라도 인생의 굴곡은 누구나 있고
인생이 날 괴롭히면 달리기는
누구에게나 약이 되어주니
남녀노소 불문하고 달리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갑자기 공손한 존댓말)
저와 함께 매주 월, 금 힘차게 <달려라, 엄마>
읽어봐 주시겠어요? (간절함)
우리 함께 달려 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