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riana May 10. 2023

시련은 또 다른 기회

1 미용 도전기

취업 후 한 달이 지났다.

첫 출근하던 날 주말의 풍경을 잊을 수가 없다.

디자이너는 한 명인데 5명이 쭈르르 의자에 앉아있고

뒤에도 대기 손님이 앉아있었다.

한 달 뒤면 그만둘 스탭 친구를 쫓아 이리저리~

6시간을 보냈다.

3일만 오후 출근,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10시간씩 근무하기로 정한 터였다.

바빠서 점심도 못 먹었다는 원장과 스탭친구..

첫날 족발을 같이 먹었는데 나름 내가 와서 환영회인가 생각했지만 나중에 들어보니 그저 한 끼도 못 먹어서 같이 식사한 거였다.

오전 10시 출근해서 바쁜 시간이 지난 4시쯤 늦은 점심을 급하게 먹는다. 한 10분 15분?

사람이 많다 보니 쉴틈도 없이 8시까지 일한. 늦게 잡는 시술도 있고 아무튼 늦어지면 9시 10시에 퇴근을  했다.

끝나고 나면 너무 적응도 안되고 마음이 복잡해서 집까지 40거리를 매일 걸어갔다.

손목은 시큰거렸고 허리는 끊어질 거 같았지만 그래도 집까지 걷다가 벤치에 잠깐 앉았다가 반복하면서..

그리고 같이 공부했던 언니에게 1시간씩 전화로 하소연을 하면서 하루를 마감했다.

힘들게 자격증을 따고 부푼 꿈에 기뻐했는데 현실은 너무 거웠다. 앞이 안보였다.

사무직만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드니까 다 그만두고 싶었다. 금만 더 일찍 시작했으면.. 런 후회도 들었다.

며칠을 고민했다. 작 2주가 지났어 터였다. 몸의 한계가 온 날 서러움이 몰려와서 나도 모르게 그만둔다고 말했다.  울음이 터졌다.

나의 고치고 싶은 버릇 중 하나가 눈물이 앞서는 거다.

하고 싶은 말만 하면 되는데 당황하거나 심각해지면 내 감정이 고스란히 눈물로 담겨 상대방에게 전해졌다.

원장은 다른 사람 구할 때까지만 있어달라고 했다. 나는 그러겠다고 했고 그다음 날부터 마음이 편해졌다. 행동도 훨씬 자유로워졌다.

그렇게 한주가 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몸이 익숙해져 갔다. 점점 힘든 것도 덜해져 갔다. 왠지 그만두기 아쉬워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장이 오후에만 나와서 일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의를 했다.

내가 성실하고 계속 미용일을 할꺼라면 그렇게라도 나와서 일해보라고.. 내가 기독교인인 것도 마음에 들고 이상하게 나한테 기회를 한번 주고 싶어 졌다고 했다.

그렇게 1번의 시련을 이다.

하루하루 버티다 보니 한 달이 갔고 5월 3일 첫 월급날 나의 2번째 시련이 왔다.

교육비 명목으로 나의 근무시간 중 1.5시간이 계산되지 않았다.

 오후로 근무시간이 바뀌면서 걱정한 것이 적어진 월급이었다. 그래도 생활비는 간신히 되니까 1년만 버티자 배우자 파이팅 했는데.. 그랬는데.. 30만 원이 빠져있었다. 이 월급으로는 생활이 어렵다.

원장에게 상의했지만 이미 정상출근 할 친구를 한 명 더 구한 상황이기도 하고 더 이상의 협의는 어려울 거 같다.

마음이 복잡하다. 미리 면접 볼 때 교육비를 명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근로계약서 및 4대 보험 들어주지 않았다.

정말 교육비라면 아깝지 않겠지만, 이제까지 스쳐 지나간 스탭 중 원장에게 커트를 배운 사람이 없다. 최고 5년 되신 스탭분도 원장님이 키워줘서 스탭생활만 하다가 그만뒀다고 했다.

원장님은 우리가 아직 커트도 못하고 이것못해서 다 줄 수 없다고 관례라고 했다.

근데.. 아직 이것도 저것도 못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우린 초보인데..

돈 앞에서 고민이 된다.

그래도 기회를 준건 준 거니까 잠시 호구가 되더라고

다른 기술이라도 배울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곳에서 시작할 것인가

중요한 건 난 이번 시련도 기회로 만들 거란 거다. 


 



작가의 이전글 미용 봉사를 시작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