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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스피커 Nov 12. 2022

목소리가 관료적이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해요

나는 여자 교장이다 내 목소리가 싫다

"저는 제 목소리로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요.

여자 교장이지만 저라는 사람이 여교장 하나의 이미지로만 비치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싫더라고요. 하지만 평소 말을 할 때 저도 모르게 관료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사람들도 그 목소리를 들으며 나란 사람을 판단하는 느낌을 어쩔 수 없더군요. 교장선생으로서의 삶을 사니까 하는 수 없는 거 아니냐고 속으로 생각하긴 했었어요. 근데 제게도 사실 다양한 페로소나가 있고 다양한 목소리가 있잖아요. 제 목소리를 내어 놓으며 실험해보고 싶어요. 내 안에 숨어있는 다른 목소리를 만나고 싶어요."


"네에 저도 그러길 바랍니다. 그리고 교장선생님께서 만나고 싶은 또 다른 나의 목소리가 어쩌면 교장선생님의 진짜 목소리 일수 있겠다 싶습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실험해보고 싶다고요? 옳습니다. 그 과정은 아마 생각보다 놀랍고 신비로울 거랍니다. 자신을 알아가는 세밀한 감각이 살아나는 과정이고 자신과 대면하고 결국 하나 되는 것을 경험하실 거예요."


"아 감사합니다. 아 정말 따스 코치 선생님의 목소리는 따뜻하면서도 단단하시네요. 어떻게 하면 그런 소리를 낼 수가 있는 거죠?"


"그렇게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예전에는 목소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꾸밈 있는(!) 목소리였답니다. 결국 목소리의 변화는 어쩔 수 없이 내면의 변화에서 나오더라고요. 자꾸 목소리를 내어놓을 기회가 생기면서 내 목소리를 내가 먼저 잘 경청해보고 셀프코칭을 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물론 저도 처음에는 마음에 하나도 들지 않았지만 점점 제가 원하는 목소리로 향해 가면서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결국엔 내 고유의 나와 다른 사람 앞에서의 나와 크게 구분이 별로 없을 정도로요.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에 대해 확신이 없으면 목소리에도 그대로 드러난답니다. 늘 긴장감이 있고 무언가 겉도는 목소리가 나오지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목소리는 그냥 나, 즉 정체성입니다. 나에 대한 확신이죠. 이게 생기면서 저의 목소리는 여유감을 찾았고 그다음 단계인 다른 이에게 어떻게 들릴지도 세밀하게 의식할 수가 있었어요. 그리곤 사람들로부터 기대하지 않았던 피드백들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따뜻하지만 흔들림 없는 단단함이 느껴진다고요.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믿음과 안정감을 주는 목소리가 되어갔던 것 같아요"


여전히 면접 코칭과 승진과 성공을 위한 목적 있는 말하기 수업이 많지만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페르소나를 정리하고 싶다는 이러한 상담전화가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스피치를 돌아보기 전에 내면부터 깊이 돌아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이런 자세를 가진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목소리도 말도 자연스레 달라진다. 기술은 일부분이다.


하버드대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는 상대방의 목소리로 건강 성격 교양 상태 학력 이미지 등 생각보다 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목소리가 그 사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어제 공립교사들의 스피치 연수를 이끌면서 교사들이 리더십이나 동료 교사와의 소통이 어렵다고 고백했다. 함께 수강생으로 참여했던 한 장학사님은 자신을 만나는 교사들에게 부드럽지만 단호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스피치 연수를 받는다고 말해서 많은 공감과 지지를 받았다. 그래도 이렇게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분들이 있어서 이 사회가 희망적이고 여전히 조화로운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최재천 교수는 <공부>라는 책에서

가끔 우리 주변에 혼자 아주 딴생각을 설파하는 분이 있어요. 어쩌면 그분이 천재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중과 소통이 되지 않는다면 무언가를 함께 도모하기 힘들죠. 저는 혼자 일하면서도 과하게 튀어 나가지 않았어요. 모두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상황에서 조금 색다른 각도로 문제를 이해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라고 했다. 나도 커뮤니티를 이모저모 운영하며 능력자와 천재들도 종종 만나지만 일원들과 소통을 피하거나 쌍방향 소통이 되지 않는 사람과는 어떤 일도 도모하기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특히 자신의 기분에 따라 소통에 기복이 심한 사람은 아직 안정감이 결여되어있기 때문에 리더가 되기엔 섣부르다. 공동체를 힘 빠지게 하고 믿음이 가지 않기때문이. 당연히 중요한 일을 함께 하긴 어렵다. 그런 분들은 다른 곳에서도 같은 태도를 가졌을 가능성이 크기에 어떤 관계 길게 가져가지 못한다. 나도 과거에 그랬다. 그래서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따뜻한 격려와 존중감이 있는 곳을 찾아 그곳에서 나 자신을 훈련한다고 생각하고, 철새처럼 행동하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나 자신'넘고 하며 소통에 대해서 연습하고 훈련했다. 그것이 가장 빨리 소통의 근육이 느는 방법이고 영혼의 자유를 얻는 방법임을 알기 때문이다. 안전한 곳에서 건강한 타인들을 통해 소통하는 태도를 배웠으면 좋겠다.

매번 주기적으로 도망가지 말고.


나는 또한 권한다. 목소리라는 자신의 원핵에서 출발해서 나의 목소리를 집중 경청하고 셀프 코칭한 후 결국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이 일치된 말하기를 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라고.   

그렇게 되면 물 흐르듯 편안한 소통, 충만함도 경험하는 소통, 또 때론 미움받는 용기도 가질 수 있는 소통자가 될 것이다. 소통능력은 평생 가는 소프트 휴먼 기술이며 실력이다. 충분히 연마할만하다.


관료적인 목소리가 아니라 진정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 했던 교장선생님을 다시 한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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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책 [십대를 위한 말하기-가제-]를 출판사의 의뢰로 집필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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