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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질 현 Jun 21. 2024

눈물 버튼을 누르다.

시간의 흐름과 나의 변화를 차분히 받아들이자.

2023년 11월

나는 이 엽서를 받아 들고 펑펑 울었다. 


박소영 작가


여러 가지 사건을 겪어 마음이 약해진 상태였기에 걷잡을 수 없이 감정이 폭발했다. 


아이의 엄마로 불리며 산 시간이 오래

나의 모습 그대로 겨우 일을 다시 시작했었지만

출근 10분 만에 어린이집 교사의 호출로 다시 돌아가야 했고

내 시간을 만들기 위해 가기 싫어하던 검은 기운이 가득한 태권도장에 보냈어야 했다. 


다시 나, 

아니 정확히는 결혼 전, 엄마가 되기 전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잠시 발버둥을 쳤지만

4~5시간을 쪼개 잠자는 일상을 살고도 어느 하나 만족스럽게 지켜낼 수 없었다. 

결국 몸과 마음을 다치고 주저앉았다. 


온갖 힘든 과정 속에 남의 편은 

내가 하는 모든 일을 가볍게 보았고

내가 하는 모든 말을 가볍게 들었다. 


그래서 공감을 위해 건네던 말들을

나 너무 힘드니 조금만 힘을 보태주라고 SOS 치던 몸짓을

조금씩 닫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피가 거꾸로 솟구치고

명치가 꽉 막히는 고통과 분노를 겪은 뒤


모든 일상은 마비되고

나는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여전히 별일 아닌 걸로, 그냥 두면 해결될 거라는 태도로 일관하는 남의 편에

나는 그저 전전긍긍하며 헛짓을 하는 사람이 되어갔다. 


아 이렇게 마음이 닫히는구나. 


아이가 없었다면 

내 경제력이 제대로 뒷받침되었다면

더 이상 이 사람과 함께할 이유가 없겠다. 


결혼 10년이 넘어가면 다들 겪는 과정인가? 

친구도 한 차례 폭풍을 겪었고

지금은 달라지려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있다고 한다. 

물론 친구가 스스로 먼저 달라졌다. 


지금 내 모습과 상황에 맞는 나로 변하는 연습 중. 


그리고 행동


많은 변화를 겪었는데, 

변화를 받아들이는 속도는 너무 늦었나 보다. 


눈물을 잔뜩 쏟아내었으니 되었다. 

같은 일을 두 번 겪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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