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리스트 Aug 24. 2024

말할 수 없는 비밀

1994년 어느 늦은 밤







어느 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늦었습니다

내 모든 것을  다 내어주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남은 건 자꾸만 아려지는 고통뿐

주고 남은 것은 하나도 있지 않아

내가 내게 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염없이 들여다보는 그대 마음

보잘것없는 숨죽인 가녀린 어깨너머

닿을 수 없는 거리에

툭 툭 떨어지는 투명한 물 자국만 남겨집니다



그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바라는 거라곤..


종이에 써 내려간 글뿐입니다



.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참 아프네요

이제 그만해야 할 수밖에 없겠네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많이 많이 좋아하고 있어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파요

그래서 이제는 그만하고 싶어요

다시는 소소한 이야기 즐거운 이야기 나눌 수가 없어요

제 마음이 너무 기대하고 희망을 하기 때문이에요 

너무 욕심을 가지기 때문이에요


부담을 줘서 미안해요

아무것도 하신 게 없는데 이런 마음을 가져서 미안해요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해요

이런 말 밖에 할 수가 없게 됐어요

저는 이제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요

이게 이제 제게 남은 전부예요

마음을 다 줘 버렸어요

제게 남은 건 없어요



.

마음이 닿는 게 무슨 소용일까요?

아무것도 될 수가 없어서

어떤 의미도 될 수가 없어서


저의 이기적인 마음에 

이런 마음을 글로 적어 내려가는 걸

용서해 주길 바라는 마음뿐이에요


언젠가는 후회할 수도 있을까요?

그럴 수 있을 정도로 시간이 어서 흐르길 바랍니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을까요?




다른 거 다 잊어도
이것만은 기억했으면 좋겠어
내가 그대를 얼만큼 사랑하고 있는지를
사랑하는지를
그대여, 이제는 안녕








이전 06화 당신을 사랑해 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