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좇아서

운명

눈빛과 눈빛

마음과 마음

손과 손

입술과 입술

체온과 체온

서로가 서로에게 닿을 때

우리는 하나가 될 때

사랑에 빠집니다

당신과 마주했을 때

가늠할 수 없는

광활한 우주 속으로

빠져들어가고야 말았습니다

영원히 헤엄치고 싶은

신비로운 은하수 속으로

둘만의 비밀

둘만의 서약

영원을 약속하는 곳

영원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살면서 영원한 것을 보았나요?

모든 순간 

모든 찰나

사랑은 

영원할 것처럼

우리를 흔들어 놓습니다

마치 영원을 이미 알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타인이었던 

인생과 인생이 만나면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나가 되어

영원을 만들어 갑니다

다시는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강렬한 붉은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아,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요?

하루살이 인생 

영원할 수 있다면

붙들어 꺼내주길 바라며

당신의 손을 꼬옥 마주 잡습니다

그대여, 이 손을 놓지 마세요 

비로소 우리 만났을 때

온전해지는 비밀은

저 출렁이는 파도에게만 속삭여요

철썩이는 소리에 

금방이라도 흩어져 사라질 테니

우리 사랑을 속삭여요

하지만 깊은 바닷속에

차분히 잠식되어

우리의 이야기는

영원히 간직될 테니

우리는 이 우주가 무한하듯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영원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당신의 눈빛을 볼 때면 

이 순간이 영원할 것 같아서

영원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서

우리의 속삭임이 

우주 속에 널리 퍼질 것만 같아서

그렇게 영원히 기억될 것만 같아서

야속한 시간이 흘러 

어느 날 이별이 찾아오더라도

순간이라는 시간이라는 축에 의해 

우리의 운명이 다했을 뿐

우리의 기억은 영원히 잠식되어

세상을 떠돌 테니

우리의 사랑은 바람이 되어

세상을 춤추게 할 테니

우리의 웃음소리는 노래가 되어

이 세상을 기쁘게 할 테니

이렇듯 어떻게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고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