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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높히 Aug 13. 2021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선언하다. 그치만,



막상 친구들의 단톡에 나는 그렇게 얘기했지만 결혼한 지 몇 개월이 안된 남편에게 선뜻 부담을 준다는 게 미안했다.

나는 그렇게 일단 그날의 감정을 내 마음속 서랍장에 넣어 두었다.

지금 당장 갚아야  대출금을 남편 혼자서 감당 하기엔 미안한 마음이 앞섰고 회사생활을 훨씬  오래  내가  짐을 결혼을 했단 이유로 온전히 주기가 어려웠다.

일주일 동안 그에 관련된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그런데 자꾸 꿈에서 아른거렸다.

그래서 차주에 은근슬쩍, 자기 전 침대에 누워 얘기를 꺼내봤다.

"나 회사 그만 두면 어떨 거 같아?"

그는 망설임 없이 얘기했다.



"응 그만둬도 되지 그동안 고생했잖아~ 근데 회사 그만두고 뭐할지 생각해봐 수입이 없는 건 안돼,

1 정도는 쉬어도 되지만  이후 수입을 생각해서 1년을 쉬고,  다음에  할지  생각해봐 

그건 나도 찬성이야"



나는 그날부터 생각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하면 내가 행복   있을까?  일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돈을   있을까   생각했다.

회사에 앉아 자판기를 기계처럼 두둘이며 마우스 커서를 몇백 번씩 딸칵거렸지만 그 생각은 계속 한편에서 맴돌았다.

아.. 내가 좋아하는 게 뭐였지?

난 뭘 할 때 행복할까,

과연 진짜 그 일을 하면서 행복이라는 걸 내가 느낄 수 있을까,

매달 들어오는 스쳐가는 통장 속 숫자가 일정한 간격으로 찍히지 않는걸 나는 견딜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회사에 앉아서 일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일단 좋아하는 걸 고민하는 것은 나중에 고민하고 싶었고 갑자기 목적 전도가 되어버려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게 목표가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남편의 월급으로는 둘의 생활비를 이어나가기가 어려웠다.  나는다람쥐 쳇바퀴 생활을 이어 나갔다.


퇴근할 때 버스 안에서 도대체 하고 싶은 게 뭘가, 매일 같이 고민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일단 손으로 하는 모든 것들의 종류였다.


일단 매일 가지고 다니는 수첩에 하나 씩 그동안 배워 본 것들을 적어 보았다.



1. 베이킹

2. 지중해 요리

3. 캘리그래피

4. 리본공예

5. 일식

6. 바리스타

7. 꽃


그런데  중에 가장 애증이 있고 좋아하는 것이며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오랫동안 배운  뭐가 있을까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바로 마지막에 적은 , 이라는 것이었다.


갑자기 내 마음속에는 '꽃집을 하고 싶어!!!!!!!'라는 마음으로 두근거림과 설렘이 가득했다.


그날 저녁 남편에게 다시 물었다.

"있잖아, 나 그냥 물어보는 건데, 일 만두고 꽃집 하는 건 어때?"

남편은 망설임이 없었다.

"꽃? 그걸 누 가사, 나도 너한테 프러포즈할 때 한번 샀잖아. 공급과 수요가 맞는 일을 해야지,

그걸로 돈이 되겠어? 안돼  것만은.  다른 생각해보고 얘기해"


그런데 사람은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지 않은가? 나는 그날로부터 매일 남편에게 물었다.

내일도, 그다음 날도..


"있잖아, 꽃.. 집.. 역시 안 되겠지..?"


하지만 대답은 늘 같았다.


'안돼, 꽃집은. 공급과 수요가 맞는 일을 해야지.'

 나는 이대로 이 꿈을 접어야 하나, 생각하니 의기소침해졌다.





지쳐있던 일상, 그러니까 다람쥐 쳇바퀴를 돌고 있을  재미를 더해가던 하나 있었다.

출근을 한 후 회사 컴퓨터와 함께 스위치 온을 하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주식 어플이었다.

 당시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목적의식이 강했고 업무를 도중에 보는 인터넷 브라우저  주식투자 성공 후기를  때마다 주식투자를 잘하면 어느정도 일정 수입이 생겨 퇴사를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래서 주식 공부를  투자를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을 조금 줄여 회사 컴퓨터에 앉아 이것저것 찾아보며 주먹구구식 공부와 주식에 관련된 쉬운 책도 찾아보고 주변에 주식을 하는 사람과 만나 이것저것 배워가던 것이 조금씩 수익을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내가 산 주식이 상을 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연속해서 벌어졌다.

500만 원으로 시작했던 주식은 상에 상의 처서, 수익률이 매달 평균 10%를 넘어가는 기이한 일이 생긴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주식이 없었으면 시작도 못했을 것 같다.

그날 저녁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다시 물었다.


"남편, 내가 한 달에 어떻게든 100만 원씩 가계에 보탬이 되는 수익을 내면 나 일 그만둬도 괜찮아?"

"꽃집은 안돼."


'

'

'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날도 어김없이 출근을 해 주식어플을 켜고 일에 매진하고 있었다. 안됀다는 그 말은 더 오기를 불러왔고 몰래 납입금액을 늘려 투자수익을 조금씩 더 늘리고 있었다. 수익금액이 월 100만 원 가까워지는 순간이었다. '892000원, 조금만 하면 월 백이 되겠네?' 매달 조금씩 수익이 나는 금액은 다시 환매를 했다. 그것은 일부 통장으로 옮겨서 수익통장을 만들어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식사를 하러 외출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 곧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너 아직도 꽃 집하고 싶어?, 너 서브스크립션 알아? ,

회사 그만둬 . 해 보자 꽃집. 괜찮을 거 같아

그런데 너 월 백만 원은 어떻게 만들건대?"



아직도 그 순간을 기억하는데, 여름이 끝나가는 계절의 아주 깨끗하고 공활한 파란 하늘 아래 나는 식사를 하고 회사로 들어가는 횡단보도 위였다.


나는 얼떨떨 했지만

"백만 원 만드는 건 내가 알아서 할게!

그런데 진짜 약속한 거지, 나 회사 그만둔다!"



마침 나의 증권계좌는 온통 빨간색 불빛이 휘황찬란했으며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꽃집 사장님 의 꿈에 좀 더 한 발자국 다가간 것 같아 무료한 일상이 갑자기 다채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나는 퇴사일을 정했다.

10월 31일,

그날이 결전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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