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의 디테일
흔히 가을에는 낙엽이 진다고 말한다. 물론 사실이다. 부정하지 않겠다. 하지만 보다 깊은 의미에서 가을은 새잎이 싹트는 철이라고 할 수 있다. 잎이 지는 것은 겨울이 찾아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미 봄이 시작되어 새로운 싹이 만들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략) 지금 해내지 못한 일들은 4월에도 일어날 수 없다. 미래란 우리 앞에 놓인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싹눈 속에 자리하고 있다.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지금 우리 곁에 자리하지 않은 것들은 미래에도 우리와 함께할 수 없다.
책 <정원가의 열두 달>
올해가 60일도 채 남지 않았다고 한다. 모두가 끝을 생각하며 카운트다운을 세는 시간이지만, 60일이 끝이 아니라 어쩌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 기간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아직 습관이 안된 일이 있다면, 미처 시작도 못해본 일이 있다면, 내년 1월 1일부터가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워밍업을 해보는 건 어떨까. 무언가를 새로 익히는 데 21일이면 충분하단 말도 있지 않은가. 끝이 아니라 내년을 준비하는 시작의 시간이라 여기면 이 계절도 쓸쓸함보단 설레임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