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냐 BTS냐
요맘때 수많은 사람들의 질문과 대화 주제가 되는 이것
15주 차 정도 되었다고 하면
좀 안다하는 사람은 무조건 묻는다.
"성별은, 나왔어?"
16주 차 0일인 오늘까지도 사실은 모른다.
이틀 뒤인 월요일 아침 9시 30분 진료에서 알게 될 것이다.
모른다고 하면 또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넌 아들이었으면 좋겠어, 딸이었으면 좋겠어?"
마치 검은 소가 일을 잘하는지 누렁소가 일을 잘하는지 질문을 받은 황희 정승처럼, 나는 밍고가 들을까 싶어 질문한 사람 입을 단속시킨다. 지금 당장 심장 뛰고 건강한 것만으로 고마워서 성별까지 원할 여유는 없다는 대답과 함께.
내심 엄마 아빠 체격이 작다 보니 유전적으로 원망받고 싶지 않아 블랙핑크였으면 좋겠다 생각은 했지만, BTS면 뭐 어떨까. 요즘 세상엔 키를 키울 기술도 방법도 영양소도 넘치니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주변에는 당연히 딸이 예쁘다는 사람도,
딸 밖에 없어서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첫째는(????) 무조건 아들이어야지 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런 말을 듣자마자 나는 배를 문지르면서
"밍고야 네가 누가 되었든 널 사랑해" 하며 변명처럼 수습을 하는 거다.
엄마처럼 덜렁대고 아들 노릇 하는 딸이든
아빠처럼 세심하고 디테일한 아들이든
밍고는 밍고로 태어나겠지.
무슨 소식이든 반가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