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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엉 Feb 01. 2022

22주 차에 병원을 옮기다

딱히 큰 이유는 아닙니다만

마음먹은 것은 4주 전이었다.

3번 정도 정기 진료를 가고 나서 결정했다.


참 짝꿍이랑 마음이 안 맞을 때가 많은데

이번엔 정확한 타이밍에 정확히 같은 마음을 먹었다.


큰 이유는 아니었고 병원 시스템이 우리 취향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지역에서 가장 큰 병원으로 거기서 가장 인기 좋은 선생님을 알아보아 갔었는데, 그게 오히려 문제였다.

갈 때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고

그중에서 가장 인기 좋은 선생님은 바빠도 너무 바빴다.


예약시간으로부터 20분을 기다려 들어가면 초음파 시간 외 진료 보는 시간은 1분 남짓. 간단한 설명 후 쫓겨나듯 나오는 시스템.

너무 바빠 보여 준비해 간 질문도 단답으로 돌아왔고, 나와서 간호사 선생님이 대신 대답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대형 병원일수록 선생님도 많고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을 것이다. 대형 병원의 장점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나와 밍고의 경우엔 큰 문제나 걱정거리가 아직까진 없기도 했고, 좀 더 소규모로 나에게 집중해주는 병원을 찾고 싶었다. 작은 이유를 덧붙이자면 미리 예약해둔 타 지역 산후조리원과 가깝게 병원을 옮겨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짝꿍과 의견이 맞자 바로 서치에 들어갔고,

산후조리원과 같은 지역에 위치했으며 좀 더 한적하고 소규모인데 프라이빗한 대신 가격은 더 비싼 병원을 찾았다.


첫 출산인데 비용 조금 더 느는 게 뭐 문제가 될까,

고민 없이 정밀초음파 예약을 하고 이전 병원에 전원 하겠노라, 서류를 가지러 가겠다 얘기했다.


막상 서류를 가지러 간 오후 시간대엔 또 왜 한적한 건지, 그리고 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갔더니 모두 친절하신 건지 참 마음이 싱숭생숭했지만.


그렇게 전원을 위한 검사 결과지들을 다 받아 자초지종 끝에 오늘 새로운 병원에 갔다. 해가 따뜻하게 쬐는 대기실과 1인실로 되어있는 초음파실에서, 그리고 오공 다이어리처럼 생긴 좀 더 디테일한 산모수첩에서 옮기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자 밍고야 이제 여기서 순풍 나오면 되는 거란다.


22주 차 6일. 고민과 선택의 연속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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