눕는 게 힘든 사람
4주 0일 차, 하루 종일 누워 있으라고요?
나는 원래부터 소파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다.
집 안에선 항상 할 일이 넘치고, 언제나 집 안을 휘젓고 돌아다녀야 했다.
어쩌다 한 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이 하고 싶을 때에만 소파에 앉았다.
침대는 더더욱 잠을 잘 때만 누웠다. 너무 졸려 힘들 때 낮잠으로 1시간 정도는 누워본 적은 있다.
그런 나에게 하루 종일 누워 있으라니.
착상이 안정적으로 되려면 서있는 건 물론이고 앉아 있는 것 마저 위험하다며, 갈색 혈이 보였다면 무조건 누워 있으라는 것이다.
힘든 과제를 받고 돌아온 다음 날, 노트북을 잠시 만져야 하는 1시간 정도를 빼고는 아이패드를 가지고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를 정주행 하며 쭉 누워 있었다.
고역이었다. 온갖 잡생각이 몰려오고,
더군다나 화장실에 갈 때마다 묻어 나와 보이는 갈색 혈이
이게 효과는 있나? 잘못되면 어떡하지 별의별 생각을 만들어냈다.
다음 날, 누워서라도 일을 하는 게 좋겠다 싶어 눕서대라는 것을 샀지만 바로 배달이 올리가 없고,
그동안 차선책으로 리클라이너를 젖히고 베개를 대고 온갖 방법을 다해 누워서 노트북을 켰다.
일을 하니 이게 삶이지 싶은 마음이 들면서 잡생각이 물러났다.
눕서대가 오면 이 생활도 적응이 되겠지 싶으면서도
대체 세상에 많은 엄마들이 이걸(눕눕이라는 단어로 통한다) 겪는다고?
모르는 세계에 이제 발가락 하나 살짝 담근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