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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이 만든 온톨로지

3,810 개의 파일이 가르쳐준 것

by 아키비스트J


1인 사업에 대한 철학을 내 관점에서 찾아줘


같은 질문을 두 가지 방식으로 검색했습니다. 하나는 일반적인 시맨틱 RAG 검색, 다른 하나는 제가 만든 개인 온톨로지 기반 검색이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같은 질문, 다른 세계

일반 시맨틱 검색은 친절했습니다. 솔로프러너의 정의, 핵심 역량, 비즈니스 철학을 차례대로 나열해 주었습니다. '솔로프러너는 AI를 활용해 10인 생산성을 내는 기업가입니다'라는 식으로요.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유용한 정보였습니다.

스크린샷 2026-01-10 02.13.15.png 시맨틱 검색 결과 일부


온톨로지 검색은 달랐습니다. 같은 노트들을 찾았지만, 해석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당신은 아키비스트로서 누적을 믿고, 솔로프러너로서 효율화를 추구하며, 기업가로서 세계관을 팝니다. 이것이 당신만의 1인 사업 철학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차이는 명확했습니다. 일반 검색이 '무엇'을 찾았다면, 온톨로지 검색은 '왜 그것이 나와 연결되는가'를 설명했습니다.


두 검색의 작동 원리

같은 질문에 다른 답이 나온 이유는 작동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저의 워크스페이스에서 일반 시맨틱 검색은 Gemini File Search API를 사용합니다. 제 PKM 볼트의 파일들을 7개 스토어로 나눠 업로드하고, 검색어를 임베딩(Embedding)으로 변환한 뒤 의미적으로 유사한 문서를 찾아냅니다. '1인 사업 철학 솔로프러너 기업가 관점 비즈니스'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이 단어들과 의미가 가까운 문장이 있는 노트 6개를 반환합니다. 전형적인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방식입니다.

스크린샷 2026-01-10 02.11.23.png RAG 기반 시맨틱 검색 시 화면


온톨로지 검색은 다릅니다. 검색 전에 '아키비스트J의 온톨로지 v1.0' 파일을 먼저 읽습니다. 이 파일에는 제 정체성 렌즈 3가지(아키비스트, 솔로프러너, 기업가), 사고 구조(삼원대비 선호), 가치관(누적, 데이터 주권), 사고 흐름 사이클(발산→철학정립→학습→수렴)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AI는 이 온톨로지를 시스템 프롬프트처럼 활용합니다.

스크린샷 2026-01-10 02.16.41.png 온톨로지 검색 결과 일부


그 다음 일반 검색과 동일하게 관련 노트를 찾지만, 해석 단계가 다릅니다. 찾은 노트들을 온톨로지 렌즈로 필터링합니다. '솔로프러너'라는 단어를 발견하면 단순히 정의를 설명하는 게 아니라 '아키비스트로서의 나는 솔로프러너를 어떻게 이해하는가'로 변환합니다. '브랜딩'이라는 개념을 만나면 제 가치관인 '진정성×일관성×지속성'과 자동으로 연결합니다.


결과적으로 일반 검색은 '이 주제에 대해 당신이 쓴 글'을 찾아주고, 온톨로지 검색은 '이 주제를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해석해 줍니다. 같은 데이터베이스, 다른 해석 엔진입니다.


온톨로지가 만들어진 곳

개인 온톨로지(Personal Ontology)는 제 사고방식을 코드화한 것입니다. 정체성 렌즈(아키비스트, 솔로프러너, 기업가), 사고 구조(삼원대비 선호), 가치관(누적, 데이터 주권, 진정성×일관성×지속성), 사고 흐름 사이클(발산→철학정립→학습→수렴)까지. 27개 질문을 통해 만들어진 이 온톨로지는 AI가 '나처럼 생각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온톨로지를 만들 수 있었던 건 수천 개의 파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태그 패턴, 링크 구조, 노트 작성 방식, 시간에 따른 관심사 변화. PKM 데이터 전체를 분석해야만 사고방식을 역추출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 나의 사고방식을 설명하려면 답하기 어렵습니다. 메타인지의 역설이죠. 하지만 행동의 흔적, 즉 기록된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수천 개의 노트가 쌓이고, 수백 개의 링크가 연결되고, 수십 개의 프로젝트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패턴이 드러났습니다.


장점이자 한계

이 실험의 가장 큰 발견은 동시에 가장 큰 한계입니다. 온톨로지 기반 검색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고 개인화되어 있지만, 이건 3,810개의 파일, 수백 일이 넘게 누적된 기록이 있는 제 워크스페이스에서만 가능했습니다.


개인 아카이브에서는 누적의 힘이 결국 온톨로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막 시작한 사람에게는 아직 분석할 패턴이 없고, 꾸준히 기록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추출할 사고방식이 희미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온톨로지가 필요한 사람은 이미 충분히 기록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온톨로지가 가장 도움이 될 사람은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람인데, 그들에게는 온톨로지를 만들 재료가 없습니다.


쌓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 실험이 말해주는 건 하나입니다. 쌓아야 한다는 것. 당장 반응이 없어도, 당장 쓸모가 없어도, 당장 연결되지 않아도 계속 기록해야 한다는 것.


온톨로지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수천 개의 작은 노트, 수백 번의 연결, 수십 번의 되돌아봄이 쌓여서 비로소 '나'라는 사고방식이 드러납니다.


저는 이제 제 아카이브에서 검색할 때 과거의 저장 이유가 아니라 현재의 해석 방식을 봅니다. 누적은 단순히 많이 모으는 게 아니라, 결국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당신의 아카이브에도 이미 당신의 온톨로지가 쌓이고 있습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입니다.


- 이 글은 2026년 1월 10일, 시맨틱 RAG와 온톨로지 기반 검색을 직접 비교한 실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 PKM 볼트에는 현재 3,810개의 마크다운 파일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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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프러너이자 기록물관리전문요원이며, AI 네이티브로 아카이브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AI 시대 모두가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인지적 평등이 실현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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