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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메모리얼과 개인지식관리

4장. 기억 권력의 이동 - 마이크로 메모리얼

by 아키비스트J

'왜 기록을 보존하는가(Why keep records)?'

기록학의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엘리자베스 셰퍼드(Elizabeth Shepherd)와 제프리 여(Geoffrey Yeo)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기록의 세 가지 가치를 제시했습니다. 행정적 활용가치, 설명책임성, 그리고 문화적·역사적 가치. 이 모델은 오랫동안 아카이브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틀이 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이 모델에는 한 가지 전제가 숨어 있습니다. 기록의 주체가 '기관'이라는 것입니다. 국가, 조직, 공동체의 관점에서 기록의 가치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의 기록은 어떨까요? 개인의 일상적 기억, 감정, 경험은 이 모델 안에서 어떤 위치를 가질 수 있을까요?




레거시 메모리얼: 거대한 기념비적 기억

전통적으로 아카이브는 국가적 차원의 거대한 기념비적 기억, 즉 '레거시 메모리얼(Legacy Memorial)'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셰퍼드와 여의 3대 가치 모델을 레거시 메모리얼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스크린샷 2025-11-23 22.51.44.png Managing Records: A Handbook of Principles and Practice, Elizabeth Shepherd, Geoffrey Yeo, 2003.


1차적 가치는 행정적, 증거적, 법률적 활용가치입니다. 기록이 창조된 조직이 현재의 운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2차적 가치는 대내외 설명책임성입니다.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과 정책 실행의 증거를 제시하는 역할입니다. 법적 분쟁, 감사, 규정 준수를 위한 것이죠. 3차적 가치는 문화적·역사적 가치입니다. 미래의 연구자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으로, 기록이 원래 창조자의 의도를 초과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출합니다.


이 모델은 기관의 관점에서 기록의 가치를 정의합니다. 개인의 일상적 기억 관리 필요성은 배제되어 있고, '왜 기록을 보존하는가?'에 대한 답이 거시적 관점에만 집중되어 있습니다. 기록의 선택과 조직이 지리적, 연대기적 요인에 의존하며, 감정과 개인적 인식은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됩니다.




마이크로 메모리얼로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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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에 관한 글을 씁니다. 솔로프러너이자 기록물관리전문요원이며, 디지털 아카이브 컨설팅을 합니다. AI 시대 모두가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인지적 평등이 실현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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