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보다 저렴하게 중세시대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멕시코 께레따로로!
회사 일 때문에 찝찝하고 고민이 된다면 나는 지체 없이 나의 갤럭시 북을 열어서 끝날 때까지 모든 일을 끝내 놓고야 만다. 그래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대학생 때 S회사 사장이 새벽 4시에 메일을 보낼 정도로 일을 열심히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당시 모 대기업에 다니던 삼촌께 사장님은 잠도 안 주무시고 일을 하는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삼촌은 그 사장 밑에 일하는 직원들은 얼마나 고달프겠냐며 나의 기대와 다른 대답을 했다.
나는 현재 사장도 아니고, 아주 말단 직원도 아니지만, 매 순간 숫자로 평가를 받는 소차장의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일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결정이 되고, 내년의 월급 인상도 반영되기까지 한다.
한국에서는 나에게 멕시코에서 잠도 안 자고 일을 하냐고 하지만, 한국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것들을 생각하면 잠을 잘 수가 없다. 오히려 화끈하게 일을 하고 반신욕 한 후에 짧은 시간이라도 마음 편히 푹 자는 게 내 건강에 더 도움이 되는 기분이다. (반신욕을 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나는 숙면을 취하기도 한다)
다소 일중독 같아 보이는 나도 아직까진 불금, 불토가 기다려지고 신이 난다.
오늘은 한국의 불금이니, 나도 께레따로에 왔다면 꼭 가봐야 할 수도교를 관광하기로 했다.
8년 전 처음 과달라하라에 왔을 때 보라색 꽃이 활짝 핀 나무를 보고 신기하고 너무 예뻐서 사진을 마구 찍었던 기억이 난다. 3월과 4월에 보라색 꽃이 절정을 이루니 이왕이면 봄에 멕시코를 가볼 것을 추천한다.
사실 이 수도교의 이름은 '사랑'의 수도교다.
과거 께레따로를 관리하던 높은 사람이 이 수도원에 있던 수녀를 사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수녀를 위해 수도교를 세워서 수도원까지 물을 공급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유부남이었다고 하는데 이걸 사랑의 수도교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멕시코에는 전설이 어마어마하게 많으니 이 또한 그냥 지나가는 이야기 정도로 흘려듣기로 하자,
몇 백 년이 지난 나무와 과거 설거지를 하던 장소 그리고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우물까지 아직도 그대로 있다.
이 수도원은 박물관이면서도 아직까지 수도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2층에는 실제 수도승들의 방이 있고, 다른 공간에는 수도승이 되기 위하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이곳에서 8년 간 공부를 한다. 수도승 치고는 교실이 시끌시끌해서 오히려 인간적이었다. 쉬는 시간에는 수도승들도 잡담하고 군것질 정도는 해야지.
참고로 수도원 안에 화장실이 딱 하나 있는데 이 화장실도 600원 정도 돈을 내야 사용할 수 있다.
동전이 충분히 없어서 거래처 사람이 100원을 줘서 겨우 화장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해외에 나가면 왜 이렇게 화장실 인심이 각박한지 모르겠다. 수도원 들어갈 때 입장료까지 냈는데 화장실 값은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