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 결혼할까?
Omar는 내가 멕시코에 오기 전부터 본인의 사촌 동생 결혼식에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했다.
멕시코의 전통적인 결혼식을 보여 주고 싶으니 꼭 함께 가자고 했지만, 나는 정중하지 않게 거절했다.
일단, 전통적인 결혼식이라 함은 우리나라처럼 결혼식이 20분 안에 끝나지 않고 새벽까지 춤추고 놀 것이 뻔하다. 그리고 산 미겔 데 아옌데까지 와서 거리를 구경 못하고 남의 결혼식만 보고 그냥 돌아가는 것은 싫었으며, 내가 결혼을 못했기 때문에 남의 결혼식장에 가서 진심에도 없는 축하를 건네기는 자신 없었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때 나는 누구보다 내가 일찍 결혼을 하게 될 줄 알았고, 직장 생활이 아니라 가정 주부로서 아이 둘을 키우며 사는 삶을 꿈꿔왔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내 꿈과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나는 이제는 남의 결혼식에 가는 게 싫다.
그게 멕시코의 전통 결혼식이라도 전혀 흥미가 없다. 이렇게 나는 Omar와 산 미겔 데 아옌데에서 각자 볼 일을 본 후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다.
Omar의 KIA차를 타고 시내로 나가는데 멕시코 특유의 좁은 골목길을 지나다니는 게 위태위태하기도 했다. 특히 좁은 골목의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나를 제외한 100kg 3명의 거인이 차에 옹기종기 타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성능 좋은 한국의 KIA차라도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을 강력히 거부했다.
처음엔 마스크 안에서 킥킥대다가 나중엔 빵 터졌다.
자동차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300kg 넘는 인간들을 싣고 개고생 하나 싶었다. 그 와중에도 누구 하나 내리지 않고 차 안에 버티고 있다가 결국 우리는 직진 코스를 두고 한참을 빙 둘러서 시내로 향했다.
나는 야경 투어를 하러 전망대로 향했고, 거기서 또 저녁노을을 1시간 동안 볼 수 있었다. 한국은 이제 막 일하기 시작하는 시간인데, 나는 한국의 어제를 살고 있었다.
아름다운 산 미겔 데 아옌데에서도 해가 떨어지자마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총을 든 경찰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산 미겔 데 아옌데에서 1박을 하고 나서 나는 다시 과달라하라로 돌아왔다.
휴게소에서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100km 넘는 속력으로 빠르게 달렸지만 6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렇게나 오래 시간이 걸릴 줄 알았다면 안 가겠다고 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럴 때 아니면 내 인생에서 언제 산 미겔 데 아옌데를 가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산 미겔 데 아옌데가 유명한 곳이었다는 것은 스타벅스에서 산 미겔 데 아옌데 머그컵을 파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도 뽑힌 적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1박 정도 하면서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