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사람들이 살찌는 이유

멕시코 음식은 튀긴 게 너무 많아

by 문간방 박씨

중남미에 오면 15시간의 시차 적응이 가장 힘들다.

비행기 안에서부터 시차 적응을 위해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빠른 적응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해도 생체리듬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늘은 과달라하라에서의 2일 차였다.

간밤에 5시간 푹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업무를 본 다음에 조식을 먹으러 갔다.

8년 전 소사원은 이 호텔의 조식을 보고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났는데, 그동안 다양한 국가와 호텔 조식을 겪으면서 지금은 어떻게 나 스스로가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중남미는 튀긴 음식이 정말 많다. 과일은 아무거나 집어 먹어도 설탕에 절인 듯이 달달하고 매우 맛있다
아침엔 다소 쌀쌀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야외에 나와서 벌벌 떨면서 혼자 먹었다. 흡연하는 할머니 두 분을 피해서 자리를 한 번 옮겼지만 담배 냄새는 끈질기게 나를 따라다녔다


서울에서 멕시코 식당에 가면 아보카도 소스는 적게 주는데 여기서는 마음껏 퍼 먹을 수 있다. 털이 복슬복슬해서 먹을 때마다 털이 혀를 찌르던 딸기와 블루베리, 파파야가 최고였다


조식을 먹고 Omar와 업무를 보러 이동하던 중 큰 성당을 보고 잠깐 들렀다.

태어나자마자 세례를 받아서 나는 가톨릭이라고 하지만 사실 난 내가 필요할 때면 신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전부 기도하는 편이다. 오늘은 성당에 왔으니 마리아 님께 이번 출장도 별 탈 없이 코로나 걸리지 않고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멕시코 성당과 명동 성당을 비교하면 우리 성당은 참 아담하고 소박하다는 느낌이 든다


멕시코 젤라또라고 해서 딸기맛으로 사 먹었는데 집 앞에 베라가 너무 그리웠다. 살다가 아이스크림을 다 못 먹고 버린 적은 처음이었네


Omar랑 점심 먹으러 멕시코 식당에 들렀다. 멕시코에서 컵에 소금묻혀서 음료를 마시는건 도저히 적응할 수가 없다. 오른쪽 문어 샐러드는 정말 맛있었다
만원 주고 먹은 새우 토르티야다. 따끈따끈하니 맛있었다. 옆에 소스는 한국식 멸치액젓 같아서 손도 안 댔네
저녁은 연어랑 아보카도 그리고 멕시코 오아하카에 갔을 때 먹었던 몰레를 먹었다. 한국은 연어값이 올랐다고 해서 멕시코에서 실컷 먹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일어나기 직전에 나는 그동안 가장 궁금했던 이슈에 대해 그에게 물었다.


안타깝게도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가진 소차장과 식민지 스페인의 역사를 가진 Omar의 의견은 매우 달랐다.

멕시코는 스페인의 오랜 지배를 받으면서도 스페인 덕분에 학교, 병원, 도서관 그리고 도로 시설 등등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을 한다. 만약 스페인이 없었다면 멕시코는 아직까지 관광객들조차 찾지 않는 암울한 국가였을 거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식민지 조선의 역사를 가진 내 입장에서는 스페인은 멕시코가 아름답고 매우 마음에 들어서 도와준 것이 아니다. 현재 내가 묵고 있는 호텔 근처의 광산만 해도 스페인에서는 금과 은을 채굴하기 위해 수많은 원주민들을 노예로 부려먹었다. 금과 은을 실어나르기 위해 철도와 건물을 세웠고, 황페한 지역을 하나의 도시로 성장시켰다. 과거의 역사를 떨쳐내지 못한 멕시코는 현재까지도 선거철이 되면 원주민 얼굴을 한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아직까지도 힘과 권력이 있는 자들은 스페인의 피가 흐르는 자들이다.


나의 오랜 동료이자 5살 많은 Omar는 나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나는 그와 대화를 하고 협상을 하기 위해 17시간의 비행기를 타고 멕시코에 온 것이 아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하는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침착하게 들어주었다.


과거 그와 일했던 사람들에 대한 평가가 비록 좋지 않다고 할지라도 그들은 사업을 잘했고,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 돈은 멕시코를 위해서 열심히 벌어들인 돈이 아니었다. 과거 스페인 독재자들이 본인의 주머니에 금과 은을 쓸어 담기 위해 멕시코에 온갖 편의시설을 구축시키고 일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준 것과 지금 Omar가 겪었던 상황이 다를게 뭐가 있을까?


생각이 많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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