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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Apr 10. 2023

미션의 끝이 있긴 한 걸까?_메데진 1일 차

항상 낮은 자세로 순리대로 진행합니다

[나] [오후 5:36] 부사장님

[나] [오후 5:36] 남상무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부사장님] [오후 5:48] 남상무가 누구.?

[나] [오후 5:51] **입니다

[부사장님] [오후 5:52] 아하 그놈요

그놈이 상무?

[나] [오후 5:53] 공존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나] [오후 5:53] 저랑요

[나] [오후 5:53] 참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부사장님] [오후 5:55] 그놈 대리도  아까운  놈인데..

[나] [오후 5:56] 네 압니다

[나] [오후 5:57] 작년에 조직 하나도 떼 냈는데 인간 하나가 어려울까 싶습니다

[나] [오후 5:57] 악하게 한다는 게 아닙니다. 그냥 이번에도 순리대로 해볼까 합니다 부사장님

[부사장님] [오후 5:59] 네에

진작에 그랬어야 했을 암적 존재이지요

회사에 득은 하나도 없는 놈

[나] [오후 6:04] 네 맞습니다

[부사장님] [오후 6:11] 그런 놈은 어여,...

[나] [오후 6:43]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힘들지 않습니다 부사장님

[부사장님] [오후 6:52] 네에

문제를 다 제거해야지요

[나] [오후 6:56] 이거 참... 제가 이 회사에서 해결해야 할 미션이 많았네요 ㅎㅎㅎ


나는 문제의 상무와 콜롬비아 메데진에 와 있다.

부서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어서 이번 콜롬비아 일정만 대리보다 못한 상무와 함께 하고, 나머지 출장 일정은 나 혼자 둘러보고 온다.


다소 불편하지만 내가 맡은 업무에만 집중하면서 거래처와의 관계를 더 돈독히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게 나답게 일하는 방식이다.


메데진에서의 아침 식사는 가정식처럼 나왔다.

항상 호텔 조식을 잘 챙겨 먹는 나는 오늘도 새벽 6시에 식사를 시작했다.


중남미는 과일이 정말 맛있다. 물에도 라임을 넣어서 새콤하니 내 스타일이았다


솔직히 빵은 별로였다. 어차피 몸에 좋지도 않은 밀가루 다이어트를 강제로 한다고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치즈와 오트밀이다. 오트밀은 뜨끈뜨끈해서 아침죽처럼 꼭 한그릇씩 챙겨 먹었다


텁텁한 스파게티인데 토마토 맛으로 먹을만했다


계란요리와 볶음밥이 있었지만 나는 오믈렛을 따로 주문해서 먹었다. 콜롬비아 커피는 어딜 가나 맛있다


아침을 1시간 30분 동안 천천히 그리고 배 터지게 먹은 다음 다시 방으로 올라왔다.

전날 푹 잔 덕분에 다행히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내 방 뷰다. 여기가 나름 메데진의 청담동으로 불리는 곳이다


오전 10시에 거래처를 만나서 연구실로 이동했다.

대학교 안에 위치한 곳인데 학교가 매우 예뻤다. 공부는 다시 하기 싫지만 남의 학교 캠퍼스를 둘러보는 게 설렜다.


한국의 대학교와 느낌이 다르다. 키다리 야자수는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쭉쭉 위로 자란다


연구실에서 바라본 창밖 뷰다. 미세먼지 없는 하늘이 예쁘다


연구실에서는 약품 냄새가 많이 났다. 이런 냄새가 절대 건강에 좋지 않으니 왠만하면 밖에 나가 있어야 한다


이 연구소에도 구색은 거의 다 갖추었지만 그래도 우리 회사 연구소에 비하면 너무 허접했다


2시간 뒤 점심 먹으러 이동했다.

나름 학생 식당이라고 음식이 싸고 맛있었다.


파스타, 햄버거, 일식, 중식 등 마음가는 곳으로 가서 시켜먹으면 된다. 식후 콜롬비아 커피를 마시러 학교 내 카페로 이동했다


커피가 매우 맛있어서 원두를 사고 싶었지만 출장이 이제 시작이라 소비하기 전에 두세 번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


치즈케이크는 정말 꾸덕하다. 여기서 한달만 살아도 5kg는 찔 듯하다. 점심 시간이 여유롭다못해 졸음이 솔솔 왔다. 지금 한국은 새벽시간이다


콜롬비아는 현재 28도라서 아이스라테를 시켰다


커피를 마시고 다시 연구실로 돌아왔다.


학생들이 실험하는 것도 옆에서 구경했다. 쥐의 눈은 왜 가리는 걸까?


오랜 실험을 마치고 다음 날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하며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실험을 옆에서 구경하고 설명만 들은 것인데도 무지하게 피곤했다. 그래도 호텔 옆에 큰 쇼핑몰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바로 쇼핑몰로 이동했다.


어마어마하게 큰 쇼핑몰이지만 딱히 살 것은 없었다


쇼핑몰 안에 식당이 있었는데 송아지고기 300g에 만원이었다. 야들야들하니 입에서 바로 녹더라


콜롬비아는 돼지고기와 소고기 값이 비슷하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무조건 소고기만 먹어야 한다.

메데진에서의 첫날은 시차 적응 때문에 무지하게 힘이 든 하루였지만 그래도 컨디션을 조절해 가면서 남은 일정 잘 버텨보기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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