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많이 못 주지만, 가장 성실한 신입과 함께
이 글은 거창한 이론서가 아닌 일기다. 'AI로 어떻게 콘텐츠를 만들었나'라는 나의 경험을 기록한 작은 노트를 만들고 싶었다. 프롬프트 하나에서 시작해 이미지와 서사로 확장되는 과정을 담아보려 한다. 아직 크게 완성된 결론은 없지만, AI와 함께 제작하는 이 시간들이 이미 하나의 새로운 창작 방식으로 변화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AI를 활용해〈반짝이〉라는 작은 동화책을 비롯해 숏츠, 뮤직비디오, 다큐도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친근한 동물인 오리, 개구리, 돼지, 루루, 아로 같은 캐릭터들을 AI와 함께 만들어왔다. 아직은 거창한 세계관이나 큰 프로젝트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나는 AI와 창작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
얼마 전 우연히 본 한 유튜브 영상이 특히 인상 깊었다. 그 영상에서 제시한 네 가지 원칙은 내 경험과 맞닿아 있었다. 물론 아닌 것도 있긴 하다. 난 순수하게 텍스트로 질문을 주고받았다. 그 부분은 사람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말이 편한 사람과 글자가 편한 사람이 있듯이 질문도 텍스트가 편한 사람이 있고, 말로 하는 게 더 쉬울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 네 가지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AI가 내게 질문하게 하라. 내가 AI에게 질문을 던지듯, AI가 되려 나에게 되묻는 순간이 있을 때 새로운 발상이 나온다.
둘째, AI를 도구가 아닌 팀메이트로 대하라.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포기하는 대신 피드백을 주고 함께 다듬어갈 때 결과물은 점점 나아진다.
셋째, 타이핑 대신 목소리를 활용하라. 생각이 손가락보다 빠르게 흐를 때, 말로 전하는 직관이 오히려 창작의 흐름을 깨우기도 한다.
넷째, 창의성을 위해 첫 번째 떠오른 생각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라. 단순히 “장난꾸러기 오리”에서 멈추지 않고 “물속에 뛰어들며 개구리를 놀라게 하는 오리”로 확장할 때, 캐릭터는 비로소 살아 움직인다.
짧지만 강렬한 이 메시지는 내가 AI와 함께 캐릭터를 만들며 체감했던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오리와 개구리는 단순한 그림에서 시작했지만, 프롬프트를 수정하고 장면을 구체화하면서 점차 성격과 이야기를 가진 존재가 되었다. AI는 단순히 이미지를 뽑아내는 기계가 아니라, 내 머릿속 상상을 대신 실현해 주고, 때로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길을 보여주는 창작 파트너였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파트너가 되어가고 있다. 난 받지도 못하는 월급을 때 가는 신입직원일지도 모르겠다. 구독료가 쏠쏠히 나가는 녀석이니까 말이다. 이 동료 덕분에 나는 오늘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