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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민철 Jul 21. 2023

신림동 칼부림 영상을 접하며

남자는 칼을 숨기고 행인에게 다가간다. 곧이어 칼날 행인의 얼굴을 향해 거칠게 내려 꽂히고, 연이은 칼부림행인은 속절없이 쓰러진다.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칼을 마구잡이로 수십 번이나 내지른다. 행인은 필사적으로 발을 뻗어 막아보지만, 남자는 끈덕지게 달라붙어 살을 베고 목덜미에 수차례 칼을 박아 넣는다.



CCTV에 담긴 20초의 영상은 너무나 격렬해서 되려 비현실적로 보였으며, 낮에 벌어진 일이라 더욱 생경했다. 있어서도 안 될 일이있을 수도 없는 일었다. 하지만 가해자는 마치 충분히 있을 수 있을 일이라는 듯이, 피칠갑한 채로 유유히 현장을 보했다. 이 과정에서 한 명이 죽고 세 명이 중상을 입었다.



기사에는 제발 사형하라는 댓글과 전과 17범을 다시 사회로 내놓는 현실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고, 나는 그 댓글에 대한 무수한 찬성표를 던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소년원 송치만 14차례에 폭행 전과 3범이라면, 본인은 물론이고 타인의 인생까지 좀먹는 사회의 암덩어리가 아닌가. 스스로 세상 살기 싫다는 범죄자를 끝내 내보내서 무고한 희생자를 내보내야 했나. 신의 뜻대로 사람을 무참하게 죽여놓고도 "뜻대로 안 된다"라고 말하는 살인마를 어떻게 봐야 하나.



신림동 칼부림 사건, 부산 돌려차기 사건 등. 정상적인 사고로 이해할 수 없는 흉악범죄 이면에는, 이러한 사건의 전조가 이미 전과로 남아있었다는 데에 더 큰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  범죄자의 갱생에 대한 반동이 무고한 시민의 죽음으로 이어져야 하나.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날아들지 모르는 칼날에 나는 정말 안심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의문과 분노와 두려움 계속해서 이어질 란 사실에 깊은 유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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