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을 인정해야 강점도 살릴 수 있습니다
단점은 고쳐야 하는 것일 텐데 함께 살아간다고 하니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여러분들은 몸이 아프거나 상처가 생기면 어떻게 하시는지요? 당연히 치료를 해야겠지요. 어떤 경우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치료가 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흔적을 남기기도 합니다.
병이 생겼을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당연히 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그 병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병과 함께 살아갈 때에는 병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살아가는 경우도 있고, 병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경도 있습니다. 암이라는 큰 병이 걸려도, 치료를 못하는 경우가 아니어도 어떤 분들은 직접적인 치료를 택하지 않고, 암과 함께 살아간다는 말씀을 하기도 합니다. 내 안에 암이 있다는 것을 알고, 조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지요. 암환자라는 우울함에 지배당하지 않고,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조심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포기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치료라는 것이 어떨 때는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지만, 어떨 때는 정말 어려운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암이 있다는 것을 무시하고 사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스트레스를 잘 받고, 사실 상처도 잘 받는 사람입니다. 그냥 무던해서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사람은 아닙니다. 의견이 있으면 이야기를 하고, 때로는 논쟁을 하기도 즐깁니다. 제 의견을 주장할 때는 가끔 흥분하기도 합니다. 화가 나서가 아니라, 논쟁을 하는 자체를 즐기는 겁니다. 그러면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논쟁에서 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닌데, 그 과정 중에 오가는 또는 그 이후의 이야기에서 상처를 입게 됩니다. 진심이 전해지지 않은 것이지요. 제가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이 들거나 다른 경로로 알게 되면, 저는 언제든지 인정하고 사과하려고 노력합니다. 때로는 제가 인지하지 못해서 사과의 시점이 늦어지기도 하지만, 상처를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제가 인지하면 상대방에게 미안하다고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면, 상대방에게 사과를 요구하기 전에, 저는 우선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적어도 지금은 조금 시간이 걸려도 저를 돌아봅니다. 왜 상대방의 그러한 말이나 행동이 제게 상처가 되었는 지를 제일 먼저 생각해 봅니다. 어떤 경우는 그 일이 아니라 다른 일과 연결되어 화가 증폭된 경우도 있습니다. 어떨 때는 애정이 넘쳐서 오히려 상처를 받거나 주기도 합니다. 가끔은 제가 예민해서 상대방은 상처를 줄 생각도 없었고,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데, 혼자서 상처를 입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제 마음을 다스리면 많은 경우 해결이 됩니다. 제가 바뀌어야 할 부분을 알게 되기도 하고, 그냥 접어두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진심으로 사과를 하거나, 받는 것이 어쩌면 육체의 치료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지 못하고 덮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치유되지 못한 상처는 제 안에 남아 있게 됩니다. 다른 것으로 가려져서 드러나지 않더라도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는 것입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싹 잊으면 좋겠지만, 잊혀지지 않는다면, 저는 상처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살아갑니다. 복수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에 같은 상처를 받을 일이 있다면 그 상황을 피하거나, 피하지 못한다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함입니다. 저는 마음의 상처가 없는 것처럼 행동할 수는 있으나, 지속적으로 상처를 받으면서 살아갈 생각은 없습니다. 가끔은 스트레스 등을 받아도 남기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는 분들이 부럽기는 하지만, 지금 제가 그렇게 변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언제 마음에 상처를 받는지 알고, 조심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제 단점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단점도 일종의 상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단점도 고칠 수 있다면 고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한순간에 고치기 어려운 것이라면 본인의 단점이 무엇인지 알고, 인정하고, 꾸준히 기억하고, 고치겠다는 마음을 진심으로 가지면서 단점이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이 있는 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단점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이나 회사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피드백을 주지만, 직접적으로 단점을 마주 보는 기회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보통 아주 친한 사이라도 단점을 이야기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단점을 확인하는 것은 정말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단점을 이야기해 준다면 일단은 변명하지 말고, 고마움을 표하고, 단점을 인정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일 주변에 자신의 단점을 이야기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본인 기준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가까이하고, 그 사람이 이야기하는 단점을 변명하기 전에 인정하면 좋겠습니다. 특히 같은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서도 들었다면, 그것은 본인의 단점일 것입니다. 사실 아무도 단점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면 그 또한 어쩌면 치명적인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
단점을 알고 나면 어떤 분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단점이 치명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소수의 의견이라고 생각하거나, 이제까지 그렇게도 잘 살았다고 하면서 무시합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은 단점을 고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을 합니다. 특히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저는 완전히 고치지는 못해도 완화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점에 집중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그러나, 단점이 그 강점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면, 그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런데 단점을 고치는 것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다혈질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봐도 저는 가끔씩 폭발하면 누구도 말리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었습니다. 지금은 참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제 생각에 아주 가끔은 조금이라도 옛날 버릇이 나옵니다. 그럴 때 주변분들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면, 그럴 줄 알았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기억이 무섭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단점을 고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정말 큰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이 단점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점과 함께 가는 것입니다. 고치기 어려운 단점이라도 본인이 정확히 인지하고 있으면 그 단점이 나올 때마다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바로 수정하지 못해도 잘못에 잘못을 더하는 일은 막을 수 있습니다. 사과할 수도 있습니다. 단점과 함께 살아가는 시작은 단점을 알고 기억하는 것입니다. 모든 단점을 기억하고 살기는 너무 피곤하겠지만, 치명적인 단점은 인정하고, 기억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회사에서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친구 사이에서도 그렇습니다. 저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감정 조절이 어려울 때가 있고,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편입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 감정이 올라오는 것을 알아차리거나, 다른 사람들이 주의를 주면 바로 인정하고 심호흡을 합니다. 스트레스를 잘 받는 것을 알기 때문에 꾸준히 산책을 하면서 일에서 분리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는 제 마음을 이해하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 줄 사람들과 시간을 갖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자 합니다.
때로는 병을 가진 사람이 조심하기 때문에 더 건강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점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단점을 잘 알고 있다면, 때로는 단점이 없는 사람보다 더 하고자 하는 것을 이룰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이 강점을 더 드러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단점을 고치기 위해서 강점을 버리는 것은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그때는 설사 단점이 고쳐진다고 해도 장점마저 사라지면, 자신의 정체성을 잃을 수 있습니다. 강점이 잘 드러나고, 발휘될 수 있도록 단점을 잘 인지하고, 반복된 실수를 하지 않도록 깨어있으면, 오늘 보다 멋진 미래가 다가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