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게 하는 것은 리더의 역할입니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좋은 꿈을 꾸거나, 평소에 착한 일을 많이 했던 사람이 아니라, 바로 복권을 샀다는 것입니다. 복권을 사지 않고, 당첨번호를 적어서 주머니에 들고 나닌 사람 중에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 속담에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도 있고,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둘 다 일단 시작을 해야 목적한 바를 얻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또한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시작을 해야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런데 시작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특히나 다른 사람이 하지 않고 있거나, 못하고 있는 것들, 실패 가능성이 높은 것들, 자신의 역량을 넘어선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참 시작하기 어렵습니다. 질 것이 뻔한 경기를 왜 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진리는 시작해야 끝이 있다는 것입니다.
시작을 어렵게 하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우리가 받은 교육과 사회 환경 때문일 수도 있지만, 유독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합니다. 탁월한 성과를 모두 부러워하지만, 실제로는 평범한 성공이 가능한 무난한 길을 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어려운 도전을 했다는 것을 기억해 주는 것이 아니라, 실패한 사람이라고 책임을 무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목표를 100으로 잡고 80을 달성한 사람은 실패한 사람으로, 목표를 50으로 잡고 60을 달성한 사람은 성공한 사람으로 간주하는 경우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80이 60보다 더 잘한 것이라고 알지만, 성공과 실패로 결과를 나누고 왜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잡았느냐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도, 때로는 메달을 따지 못해도 과정을 인정해 주고, 결과를 즐기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은메달을 따고 죄송합니다라고 인터뷰를 하는 광경을 보았었습니다. 목표인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이 잘못한 것이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리더가 해야 할 일 중에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게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 중에 하나입니다. 반복적이지만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를 실수 없이 처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때로는 무모하게 보이는 도전도 필요합니다. 도전이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응원과 실패에 대한 허용이 필요합니다. 도전에 대한 응원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한번 해봅시다. 무엇이 필요합니까?”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어디까지 고민해 보았습니까? 과거 경험에서 배울 점이 있습니까? 누구와 함께 하면 좋겠습니까? 언제쯤 다음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요?” 등등 의견을 낸 사람이 적극적을 다음 단계를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응원입니다. 반대로 바로 도전을 멈추게 하고, 다시는 도전할 생각이 들지 않게 하는 비난이 있습니다. 비난이 아니라 냉정한 평가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의견을 낸 사람 입장에서는 비난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말입니다. “생각이 있는 겁니까? 지금 그걸 말이라 하십니까? 누군 몰라서 안 하는 줄 아십니까? 지난번에 해본 것이지 않습니까? 알아서 해보고, 결과를 가져오세요. 잘못되면 당신이 책임지십시오.” 도전에 대한 응원은 처음 나오는 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어려운 점, 안 되는 방법을 쭉 나열하고 나서 한번 열심히 해봅시다라고 하는 것과 우선 좋은 의견입니다. 한번 해봅시다라고 하고, 어려운 점을 찾는 것은 순서만 바뀐 것이 아니라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도 바꿔 놓습니다.
어떻게든 시작을 하면, 결과가 나옵니다. 예상했던 목표를 뛰어넘으면 모두의 영웅이 됩니다. 그런데 중간에 포기하거나, 원하던 성과에 미치지 못했을 때 반응이 조직의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어떤 조직은 처음 의견을 내놓았을 때보다 더 많은 비난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가만히 듣고 있기 힘들 말들이 오갑니다. “그럴 줄 알았다. 나는 처음부터 반대했었다. 시간과 비용이 아깝니다. 이제 어떻게 책임질 거냐? 할 줄 아는 것이 뭐냐?” 이런 비난은 이야기를 듣는 당사자뿐 아니라, 그 옆에 있던 다른 구성원들도 이제는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도전이 계속되고, 새로운 성과를 만드는 팀은 첫마디가 다릅니다. “고생했다. 여기까지 한 것도 정말 잘한 일이다. 그럼 이제 무엇을 하면 되겠느냐? 어떤 부분이 아쉬운가?” 도전을 했던 사람이 죄책감을 가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쉬움을 가지게 합니다. 조금만 더 했으면, 조금만 고민했으면, 조금만 더 도움을 청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가지게 합니다. 그 힘으로 다음 도전을 이어갑니다.
저를 돌아보면, 도전을 참 많이 했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제 주변에는 도전을 응원해 준 분들이 많았습니다. 실패에 대한 비난보다는 격려가 더 많았기 때문에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힘이 다 빠지는 경험도 없지는 않습니다. 지나온 과정은 모두 무시하고, 결과만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때 함께 했던 상사 한분이 하신 말씀을 생각이 납니다. “물동이를 맨 사람만 물동이를 깨는데, 물동이를 깼다고 야단을 치면 누가 물동이를 매겠느냐. 이런 걸로 기를 꺾으면 안 된다.”라고 하셨습니다. 덕분에 다시 일어날 힘을 얻었었습니다. 말로만 실패를 용납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제 편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혹시 "Fall forward"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배우 덴젤 워싱턴이 2011년 펜실베이니아 대학 졸업식장에 한 연설의 일부라고 합니다. 우연한 기회에 연설문을 알게 되었는데, 저를 돌아보고 한번 더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해석이 부족할 수 있지만, 실패는 누구나 하는 것인데,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면 성장은 없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사용하라는 내용으로 받아들였습니다. Fall forward를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If I'm going to fall, I don't want to fall back on anything, except my faith. I want to fall forward. At least I figure that way I'll see what I'm about to hit.” 제 수준에서 번역을 해봅니다. “내가 만일 넘어진다면 나는 내 신념을 제외하고는 어떤 것에도 뒤로 넘어지고 싶지 않다. 나는 앞으로 넘어지고 싶다. 적어도 내가 무엇에 부딪힐지는 보게 될 것이다.” 너무 멋진 말이지 않습니까? 우리가 실패를 두려워하고 피한다면, 결국 우리는 무엇이 우리를 멈춰 서게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정면으로 실패를 마주한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우리가 도전해야 할 것을 보게 될 것이고, 결국 실패를 넘어설 것입니다.
넘어질 것이 두려워서 일어나지 않는 아이는 없습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면 그만입니다. 무엇이 나를 넘어지게 했는지만 알면 됩니다. 넘어져서 일어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권한이지만, 넘어진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리더의 책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