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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가는대로 Jun 18. 2024

피하고 싶은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회피의 대상이 아니고 관리의 대상입니다

직장 생활은 스트레스의 연속입니다. 가끔은 회사가 너무 즐겁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회사를 다닙니다. 그러면서 농담처럼 그러니까 돈을 받으면서 다니지, 재밌으면 돈을 내고 다녀야지라고 하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가 하는 일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즐거운 취미 생활도 하다 보면 더 잘하고 싶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스트레스라고 하니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긴장감으로 말을 바꾼다면, 무엇을 하던 더 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가면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긴장감이 떨어지는 순간 위험한 일이 생기거나 부상 입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몸으로 알고 계실 겁니다. 즉, 스트레스는 회피의 대상이 아니고 관리의 대상입니다.


메기효과라는 말은 모두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노르웨이의 어부들이 먼바다에서 항구까지 정어리를 살아있는 상태로 운반하기 위하여 정어리가 들어 있는 수조에 정어리의 천적인 메기를 풀어놓았더니, 정어리들이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하여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항구까지 살아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천적이 없는 수조 속의 정어리는 움직이지 않아 죽는 경우가 많았지만, 메기와 함께 있는 정어리는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현악기의 줄들은 고운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팽팽하게 당겨져 있어야 합니다. 느슨한 상태에서는 줄은 끊어지지 않지만, 결코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낼 수가 없습니다. 흔히 보는 노란 고무줄도 적당히 당겨져야만 제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긴장된 순간에 집중도가 올라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기한이 없는 일을 하는 경우보다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경우에 더 빨리 일이 마무리되고, 한번 더 질문을 하면 생각하지 못했던 답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프로야구는 7개월 정도를 거의 매일 경기를 하지만, 타이틀이 걸린 포스트시즌에 가면 집중력을 더 발휘하는 팀이 승리를 가져가곤 합니다. 학창 시절 시험을 생각해 보면, 시험 직전에 몰아치기로 준비를 해서 시험을 마치고 나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은 몇 개 없었던 경험도 있었습니다. 스트레스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면, 역효과가 나기 시작합니다. 고무줄을 너무 당기면 갑자기 끊어지고, 긴장감이 높아지면 실수를 합니다. 부담감이 쌓여가면 몸과 마음에 병이 생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트레스 관리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스트레스 관리는 그 자리에서 떠나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밀려오는 압박감과 긴장감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가 스트레스의 원인을 아는 것입니다. 왜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답을 찾는 것입니다. 원인이 나에게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있는가를 아는 것입니다. 너무 승부욕이나 경쟁심이 큰 경우나 해당 업무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것,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계속 생각나는 것이라면 원인이 스스로에게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상사의 업무 방식에 도저히 적응이 안 되거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믿을 수 없거나, 주어진 환경이 업무를 적절히 수행할 수 없다면, 주어진 자원 대비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 일을 제때에 하기 어렵다면 이때 오는 스트레스의 원인은 밖에서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스스로에게 있다고 생각이 된다면, 하루아침에 자신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자신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인지하고, 그 순간마다 내가 지금 스트레스 상황이구나라고 인정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혼자 문제를 해결하거나 너무 일이 많은 것이 원인이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구하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승부욕이 너무 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상황에 따라서는 한발 뒤로 물러나는 연습을 할 수도 있습니다.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역량 개발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완벽주의 성향이 문제라면, 가끔은 초보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실수하는 것을 인정하는 법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환경에서 오는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환경 개선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원이 부족해서 일정이 지연되거나, 일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상사에게 명확히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해결책의 시작의 됩니다.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 모를까, 자원 부족으로 인한 완성도 부족이나, 야근, 일정 지연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자원 보충이 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상사들은 부족한 자원 속에서 어떻게든 일을 해내면, 자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 잘하는 사람들에게 일이 몰리게 됩니다. 어떻게든 일을 해내니까요.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에 자원이 부족한 채로 더 열심히 하다 보면, 번아웃이 오기도 합니다. 스트레스에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일을 잘하는데, 자신만 투덜거리는 것처럼 보여서 민망할 수는 있지만, 정확히 필요한 것을 필요한 시점에 요구할 수 있어야 더 큰일이 주어졌을 때 해낼 수 있습니다. 알아서 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으로는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 무엇보다 사람이 스트레스의 원인인 경우가 제일 어렵습니다. 상대가 변하기를 바라지만,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스스로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문제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변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변할 것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덜 스트레스를 받게 합니다. 때로는 변할 것이라는 기대가 더 힘들게 하기 때문입니다. 공사를 정확히 구별하고, 공적인 수준에서만 관계를 맺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스트레스 내성 안에서 관리가 가능하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도저히 버틸 수 없다면 피해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해결하지 않고 어딘가에 묻어둔다면 결국에는 터지고 맙니다. 참고 버티며 좋은 사람을 만나기만을 기다리 마십시오. 회사 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찾으십시오. 인사 부서를 찾아갈 수도 있고, 상사나 상사의 상사와 이야기하거나, 상담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찾아가십시오. 이직이 어쩌면 가장 쉬운 해결책일 수 있지만, 해볼 수 있는 것을 다해보고 결정해야 후회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사실 가장 좋은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 같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바로 흘러 보내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로 힘겨워지는 것은 본인이기 때문입니다. 회사 밖에서 에너지를 충전할 방법을 찾아서 소진된 에너지를 제때에 채우면 회사에서 버틸 힘을 줍니다. 명상을 하거나,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더 많은 추억을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어느 곳에나 스트레스는 있기에 마냥 피할 수는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키우고, 한편으로는 잘 관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어쩔 수 없으니 버텨야 한다는 생각은 스트레스를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돌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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