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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가는대로 Jul 16. 2024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동기부여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논어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천재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도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도 합니다. 저는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는 것, 좋아하는 것, 즐기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안다는 것을 재능이라고 하고, 좋아하는 것을 노력이라고 해석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는 것은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면, 좋아하는 것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즐거워서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슨 일을 어떻게 하실 때 즐거우신가요? 아, ’왜‘가 빠졌네요. 같은 일을 한다고 가정을 하겠습니다. 저는 오전 시간에 무엇을 하면 마음이 좀 더 편안합니다. 혼자만의 장소이고, 환경이 쾌적한 곳이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하면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잘 아는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약간 잘 안 풀리는 것을 푸는 것이 좋습니다. 누가 시켜서 따라가는 것보다는 제가 스스로 답을 찾아갈 때가 에너지가 좀 더 높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일을 하는 이유도 참 중요합니다. 그 일이 누구를 무엇을 위한 일인가가 때로는 즐거움을 만들기도 합니다. 요리를 거의 직접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 사람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요리를 한다면 즐겁게 요리를 하기도 합니다.


회사 일은 어떨까요? 즐겁게 일하신 경험이 있나요? 저는 솔직하게 회사 일이 너무 재밌고, 즐거워서 너무 출근하고 싶었던 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도 회사 일에 몰입해서 결과를 만들어냈었습니다. 저를 일하게 만들었던 것은 책임감, 성취감, 공동체 의식, 호기심, 그리고 보상이었습니다. 대부분은 누가 제게 주는 것이 아니라, 제 안에 있는 것을 제가 꺼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동기부여입니다. 각자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일을 해야 하는 이유도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회사나 리더가 구성원의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맞춰 일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줄 수 있다면 구성원들은 시켜서 일을 하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움직일 것입니다. 사람마다 중요한 것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일을 하더라도 일에 몰입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를 지키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가고 있는 목표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잘 아시는 벽돌공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벽돌을 쌓고 있습니다. 돈을 벌고 있습니다. 성당을 짓고 있습니다라는 다른 대답을 합니다. 이 이야기는 일하는 사람이 무엇을 보고 일하느냐에 따라 일의 주는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벽돌을 쌓는 사람에게는 의미 없는 고된 일일 수 있지만, 돈을 벌고 있는 사람에게는 가족이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힘든 일도 이겨낼 가치가 생겨납니다. 아름다운 대성당을 짓는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의 가치가 성당의 모습만큼 커져 있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하는 일의 가치를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동기부여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눈앞의 일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지금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이 무엇인가만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리더들조차 가끔은 가고 있는 길을 잃기도 합니다. 매번 똑같은 일을 하고 있더라도, 본인이 하는 일이 회사 내에서 어떤 의미가 있고, 지금 회사가 하는 일이 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안다면 일이 조금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좋겠다고 한다면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가야 할 곳을 알면 가는 사람도 안 가는 사람도 있지만, 가야 할 곳이 어딘지 모른다면 아무도 갈 수가 없습니다.


다음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본인의 성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일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다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면, 지금 일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게 됩니다. 성장의 정의가 사람들마다 다르지만, 자신이 원하는 성장의 방향과 연결된다는 것을 알면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부서 이동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이동을 원하는 부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것입니다. 팀장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일을 했던 사람들이 팀장이 되었는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잘 마쳤을 때 어떤 기회가 있을 것인지를 설명해 줄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그 사람의 성과와 기여를 적기에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과 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합니다. 작은 성과라도 인정과 칭찬을 받으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괜히 뭔가 더 하고 싶어 집니다. 이러한 인정과 칭찬은 구체적으로 적기에 해야 합니다. 막연하게 잘했어가 아니라, 무엇을 잘했는지, 그래서 어떤 기여가 있었는지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부서 회식 장소를 누군가가 정했다고 가정하면, “이렇게 맛있는 곳을 찾아주어서 우리 부서가 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라고 할 수도 있고, “조용한 장소를 찾아주어서 우리끼리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 한마디가 다음 회식 장소를 정할 때 사람들이 여러 제안을 하게 만들 것입니다. 보고서의 요약이 너무 잘 되어서 이번 보고가 성공적이었다고 칭찬을 들으면, 그 사람은 다음 보고서를 작성할 때 요약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될 것입니다. 승진이나 금전적 보상도 매우 중요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인정받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동기부여가 됩니다.


승진이나 금전적 보상도 동기부여의 방법입니다. 특히 금전적 보상은 사람들을 쉽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전적 보상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보상이 당연한 것이 되어 보상이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보상이 부족할 때 의욕을 떨어뜨리기도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역할과 기여에 따라 적절하게 보상되어야 하고, 특히 인정과 칭찬이 보상과 함께 되어야 합니다. 가끔 통장에 입금이 되었는데, 사유를 모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보상을 하였지만 효과는 전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금전적 보상은 당사자가 무엇을 잘했기 때문에 이번에 보상을 받는 것이라는 것을 명확히 알게 해주어야 합니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면 의욕을 꺾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동기부여는 어렵지만, 의욕은 꺾기는 참 쉽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부정적인 경험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은 더 큰 노력이 들어갑니다. 어떤 제안을 했는데, 다른 사람 앞에서 면박을 주거나, 제안만 하지 말고 결과를 보여달라고 말을 한다면 그 사람은 더 이상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을 열심히 한 사람이 아니라 말을 잘 들은 사람이 성과를 가져간다면 누가 열심히 일하겠습니까? 지켜지지 않는 약속이 반복된다면 아무도 그 사람 말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조직이 자주 바뀌고, 바뀔 때마다 일하는 방식이나 방향이 달라진다면 구성원들이 눈치만 늘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의욕을 꺽지 않는 것만으로도 조직은 스스로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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