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국회의원 출신 이자스민이 정의당을 선택한 이유
'새누리당 비례대표 출신 이주민 여성 국회의원'이란 수식어로 많은 이들에게 행보를 주목받았던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 지난해 말 그가 정의당에 입당했고, 이주민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국민들은 놀라운 시선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많은 놀라움의 시선들이 있었음에도 '드디어 원래의 자리를 찾아왔다'는 많은 환영의 이야기가 더욱 많았기에 "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미소를 보며, 이자스민 위원장이 정의당을 통해 그려갈 '이주 사회로의 전환 준비'를 기대한다.
정의당 이주민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 이자스민입니다.
이자스민 정의당 이주민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에 1995년도에 처음 왔고, 25년차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다. 19대 국회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처음 입성하게 되었다. 이제 얼마 전부터 정의당에 입당하고 정의당원으로, 이주민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이렇게 활동을 하고 있다. 또 한국문화다양성기구라는 단체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고 나서도 활동은 계속 해왔다. 그런데 활동을 하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국회에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를 굉장히 많이 느끼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되었다. 체감온도라고 해야 하나? 다문화 정책, 이주민 정책에 대해 언론에서나 사회적으로 논의가 되는 체감온도가 많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고민하던 차에 심상정 대표께서 제의를 해 주셨다. 정의당에 입당한다고 하니 다문화, 이주민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께서 환영해주시는 분위기였다. 그리하여, 이참에 다시 ‘다문화, 이주민 관련 정책을 수면 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씀으로 심상정 의원님의 제의를 받아 들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극과 극이라는 얘기를 한다. 나는 국회에 들어오기 전부터도 그런 얘기를 했다. ‘다문화 사회에 대한 정책에 있어서는 여야가 없다. 특정 당의 이념적인 부분이 없다’고 얘기했었다. 그런데 다문화 문제는 새로운 현상이지만, 많은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회문제인 만큼 우리 사회 어느 분야에서든 논의를 시작을 해야 하는 문제고, 관련 정책도 어디에서든 다 마련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면 다문화 문제는 경제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고, 사회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다. 그렇기에 다문화 관련 정책을 어느 당에서든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계속 그렇게 얘기도 해왔고. 다만 2012년 당시에는 계속해서 새누리당으로부터 제의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2010년에 한국 정치 연구소라는 단체에서 ‘첫 여성지방의원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들어가게 됐다. 그때 당시에는 관심을 받지 않고 있었는데 2008년 갑자기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에서 당선이 되며 언론에서 화두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이민자들이 많아지는데 이민자 출신 의원, 정치인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그러면서 우리가 하고 있던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성과를 내야하니 몇몇 같이 활동했던 분들과 나의 이력서를 모든 당마다 넣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 당시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으로부터 제의가 왔었다. 사실 그때 당시도 3번을 거절을 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3번을 거절을 하고 2012년도에 다시 제의가 왔을 때, 주변에서는 제의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왜냐면 그때 당시도 경기도의원으로 비례 1번으로 선출된 몽골출신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의원이 있었다. 그분이 활동을 하다보니까, 중앙에서도 그런 활동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모아져서 결국 그 제의를 받아들였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던 것이다.
이후 19대 국회 때 심상정 대표님을 만날 때마다 ‘우리가 데려갔어야 했는데, 소수자의 목소리는 우리가 내야 하는 목소리인데 힘이 모자라서 못 데려가서 안타깝다’고 많이 말씀하셨다. 이번에 만났을 때도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 이제 힘이 생겼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혼자서 활동을 하는 것 보다 누군가가 옆에서 함께 하고 있으면 훨씬 낫지 않겠냐는 얘기. 그래서 정의당으로 오게 되었다.
그렇다. 그런데 사실 우리도 궁금했었다. ‘왜 하필 새누리당일까?’하고. 심지어 ‘최초의 이주민 도의원’이라는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도 한나라당이었다는 것이. 아무튼 정치인이 실제로 배출이 되고 나면 이후로 다른 당에서도 아마 훨씬 더 손을 내미는 것이 더 쉬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맞다. 심지어 의원들이 질의서를 써서 우리 방으로 보낸다. 국감 때도 그렇고, 회의 때도 ‘이런 민원이 왔는데 질의에 답 해달라’고. 물론 그런 것을 하는 국회의원들이 많긴 하다. 특히 자기의 상임위가 아닌 이상은. 근데 똑같은 여가위 소속의 의원인데도 유난히 다문화, 이주민에 대한 문제의 질의서는 다 나한테 넘기더라. 처음에는 좋았는데 많아질수록 계속 반복될수록 좋지 않았다.
이것은 모두가 다 논의하고 알아야 할 사회문젠데, 문제점을 접하고 해결 해보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방법도 배우고 이해를 하는 것이지 않나. 근데 이 문제는 다 나한테만 넘어오니까 해결방법을 나만 배우고 있는 것인지, 그게 가장 많이 안타까웠다.
그런데 사실 우리 의원실에서도, 보좌진들이 국회의원을 모시는 경험은 해본 적이 있지만, 다문화라는 정책을 해본 적은 없었으니까. 다들 맨바닥에서부터 시작해서 공부해갔다. 국회에서 처음 느낀 놀라운 점이 다문화와 관련된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었다. 한국형 다문화와 관련한 전문가가 없다.
미국형, 유럽형은 있는데 한국형 다문화 사회, 문화적인 요소 등에 대해 합쳐서 볼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보통은 해외에 나가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이민자로서의 삶을 살아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들은 한국에서 이민자로 살아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한국사회에서 발생하는 다문화, 이주민 관련 문제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 문화차이에서 일어난 부분들을 모른다. 그게 가장 어려웠었다.
맞다. 보통 한 지역구 같은 경우는 최대 14만 명밖에 안 되는데. 그런데 이주민은 여러 가지 유형이 있지 않은가. 다문화 가정도 있고, 이주노동자도 있고 유학생도 있고. 우리 사회를 같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유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이주노동자, 다문화 가정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각각 분야별로 다 알아야 한다. 그래서 복합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우리 사회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야지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의원 한 명에게만 이것이 감당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었던 거 같다.
얼마 전 신문 기사를 봤다. 2017년에 다문화 가족 지원을 했던 예산이 1500억 가량인 것으로 아는데, 사실상 2017년도에 국고에 들어왔던 외국인들의 세금을 포괄한 것이 1조 3000억이 넘었다. 다문화 가족을 위해 국가의 일부 예산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사회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구성원들에게 들어가는 돈’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수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활동을 하면서 말씀을 드렸던 것처럼 다문화 정책에 대한 체감 온도가 많이 낮아졌다는 얘기가 있었다. 또, 내가 과거에 추진 해왔던 법안이나 정책들이 사실 거의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했다. 그래서 아쉬운 법안들이 굉장히 많았었다. 이주아동권리기본보장법이나 이민사회 기본법도 그 중 하나다. 마지막에 임기 마무리를 했을 때 이민사회기본법을 만들었었다.
내가 늘 얘기했던 점은 다문화 가정은 계속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문화 정책은 진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계속 국제결혼을 하고, 유학생도 들어오고, 이주노동자를 데려오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인데.
정의당에 들어오면서 이주민특별위원회에서 인권 위주로 추진을 하고자 한다. 이주아동권리기본보장법도 마찬가지로 인권이다. 아동의 기본권을 지키고자 하는 그런 부분이었는데 그것마저 안 되었었으니까. 그 조차도 우리사회가 아직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놀라웠던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를 다문화 사회가 아니라고 봐야 하는가? 국제적으로는 4~5% 정도의 이주민들이 들어오게 되면 다문화 사회라고 칭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그 정도의 이주민들이 왔는데도 불구하고 다문화사회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있다. 아직 그런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
이를테면, 난민법은 제정을 해놓고, 난민들이 오니까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것이다. 법이 있어도,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서로를 이해 할 수 있고 법안도 그렇지만, 지역사회에서부터 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 정의당과 함께 하고 싶었다.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정당이니까.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목소리도, 다문화 가정의 목소리도 여기서 내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정의당을 통해 모든 우리 사회 소수자의 목소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그 해결책도 함께 만들어 내고 싶다. 그 모든 과정을 정의당과 함께 하고 싶다.
2012년도에 새누리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했을 때에 주변사람들이 당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안 했다. 그런데 이번에 정의당에 들어왔을 때는 '환영한다', '축하한다'는 연락이 많이 오더라. 나도 몰랐는데 원래부터 나와 같이 활동을 해왔던 사람들은 대부분 정의당원이었다는 사실을 입당을 하며 알게 되었던 것이다. 현장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들은 내가 새누리당이었기 때문에, 당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냥 같이 활동을 해 왔었던 것이었다.
다문화 정책이나 이주민에 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은 정의당에 원래 몸을 담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입당을 하기 전에 심상정 대표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 당에 열린 마음,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이 와 있다. 내가 하는 말을 믿어도 됩니다”라고. 이번 기회에 정치에 다시 들어간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옛날과 달리 정의당을 지지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좋은 글을 많이 올려주어서 감동을 많이 받았다. 새누리당에 들어갔을 때는 악플을 많이 받았었는데(웃음). 이번에는 지지해준다는 댓글을 많이 남겨주셔서 ‘내 선택이 옳았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식. 사실 정책적으로는 잘 갖춰져 있는 부분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인식이다.
얼마 전에 부산에 가서 이주민 포럼을 했었는데. 거기에 대표자로 나왔던 많은 이주민 여러분들에게 20년 전에도 듣던 얘기를 그 자리에서 또 들었다. 물론 정책적인 부분들이나, 법안을 집행하는 단계에서도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인식이라는 얘기가 가장 많이 나온다. ‘사람들은 나를 왜 나쁜 사람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인지?’, ‘이주민들은 많아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인식은 왜 가면 갈수록 나빠지고 있을까’ 그런 고민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그때도 얘기한 적이 있는데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아무리 좋은 법안을 만들어도 사회적인 합의를 보지 못하고 지지를 얻지 못 하면 집행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그런 부분이 가장 큰 문제다. 심지어 일본은 이주민과 관련한 문제에서 우리 정책을 벤치마킹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이민자들을 받아들인 나라가 일본이었는데도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보수적인 스탠스와 정책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훨씬 더 열린 정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식은 왜 아직까지 제자리일까?’라는 질문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사람들의 지지를 얻는 그런 정책이라면 언제든지 문제를 해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사람들의 인식이 더 나빠진 이유는 그런 것 같다. “왜 왔어?”가 아니라 “무엇을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냐?”가 되어서. 사실은 국회에 들어가기 전에, 모 경제학자로부터 “당신이 정치를 하게 되면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나에게 말했었다. “왜요? 왜 저만 힘들어요?”라고 물었었는데, “경제적 전망이 좋지가 않으니까”라고 답했다.
경제적 전망이 안 좋으면 안 좋을수록 약자들끼리 파이가 작아진다고 느끼니까 타겟으로 둘 대상을 자꾸 찾게 된다. 안 좋은 상황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려 하는 것은 경제가 나빠지면 나빠질수록 일어날 수 있는 사회현상이다. 예를 들어 내가 일자리가 없으면 누군가가 일자리가 있는 것에 대해 “왜 나는 일자리가 없는데, 너만 일자리가 있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1%도 안 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이 국회인데, 그곳에 이주민이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표적, 타겟이 되기에 정말 쉬울 것이므로, 많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였다. 근데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되더라. 경제가 안 좋으면 안 좋을수록 ‘이주민 노동자들은 우리 일자리를 뺏는다’, ‘나도 힘든데’, ‘나도 아기가 있는데 왜 너희 아이가 먼저 유치원에 들어갈 수 있냐’, ‘대학에 들어가기 어려운데 왜 특혜를 주냐’와 같은 얘기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지금 웬만한 모든 지원은 소득이 얼마냐에 따라 나뉘어 지는 소득 간의 배분이 되어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또 지원의 이유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하자면 다문화 가정과, 한국인 구성원들로만 이루어진 일반 가정을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에서 나고 자란 엄마를 가진 아이와 다문화 가정의 엄마를 가진 아이는 엄마가 한국말을 못 하다 보니 학교에 들어갈 때부터 차이가 발생해 버린다는 것이다. 결핍이 있는 부분을 어느정도 채워주기 위함인데, 우리 사회는 그런 결핍을 보아주진 않는 것이 조금 안타깝다.
조금만 더 우리가 여유롭게 살고 있다면, 누구나 일하고 먹고 살만하면 별 상관을 안 할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별 문제가 없으니까. 그런데 경제적인 짐이 무거워지면 질수록 표적하는 타겟이 될 만한 구성원을 찾게 된다. 그 타겟이 아래로 내려가다보면 우리 사회의 여러 약자들에게로 내려가고, 이주민들은 그 중에서도 더 약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19대 국회 때, 가정폭력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었다.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주여성에 대한 폭력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언론을 통해, sns를 통해 많이 보게 되는 그런 폭력에서 이주여성들이 굉장히 더 높은 비율로 폭력을 당하고 있다. 그때도 조사결과에서는 이주여성 중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그렇다. 그나마 한국여성의 경우 한국의 가족들에게 상황을 알린다거나, 어디에 신고를 하고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주 여성들의 경우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있기는 하지만, 일단 가족이 한국에 없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됐을수록 더 많이 당하고 있다. 얼마 전의 살인사건 같은 경우도 피해자 여성이 한국에 온지 3개월밖에 안 된 경우였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된 경우일수록, 언어적으로 의사소통의 문제를 더욱 크게 겪고 있고 한국에 가족과 친구가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정폭력을 많이 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때 당시 가정폭력분과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을 하면서 바꾸려고 한 것이 있다. 우리 특례법은 가족 중심이다. 가족 해체보다는 가족을 지키는 그런 법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해체보다는 어떻게 해서라도 이 가족을 지키자는 것이 기본 베이스로 깔려있었다. 그래서 가정폭력의 재범률이 굉장히 높다.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가정은 해체하면 안 된다는 마인드가 기본적인 베이스로 깔려 있어서 “그래도 잘 살아보라”고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가해자 중심인 법들을 피해자 지원, 구제 중심으로 많이 바꾸고자 했다. 근데 안타깝게도 논의조차도 못했다. 6개월 동안 그 법안을 많은 의원들과 그렇게 만들었는데. 아쉽게도 아시다시피 내가 내놓으면 굉장히 큰 이슈가 되고, 현미경 밑에서 지나가는 것처럼 전부 다 확대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이주민만 도움을 받는다고 오해를 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너무 아쉽다.
국회에 있으면서도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도 만지고 싶었는데. 너무 좋은 법인데, 보편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법이고. 18대 국회에서도 이걸 냈을 때 아무도 얘기가 없었는데 내가 법안을 맡게 되니 이 법안이 정말 나쁜 법, 한국을 위한 법이 아닌 법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가정폭력특례법이 대대적으로 개정을 했을 때도 그런 아쉬움이 있었다. 이주여성폭력 관련된 이야기들도 다시 살리고 싶었다. 그때 당시 특례법에 개정안을 냈던 부분들은 한 번 더 살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다.
그렇다. 모든 가정폭력 관련이다. 남녀노소 포함된다. 가정폭력 피해자 중심으로 법안을 바꾸자는 그런 취지였다.
논의조차도 못 했다. 그런 아쉬운 법안이 굉장히 많았다. 이주아동권리보장법과 같은 경우에도 2년 동안 정말 시간을 들였는데. 다른 국회의원들은 1달 만에 내도 아무런 화젯거리가 아닌데 내가 만들게 되면 다른 국회의원들보다 10번, 100번 더 생각을 해야 했다. 심지어 공동발의를 하는 것도 10번, 100번 이상 ‘해도 되나, 안 되나’ 그런 고민들을 해 와야 했다.
방법을 가지고 있기 보다는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아무리 좋은 정책, 아무리 좋은 해결방안을 만들어도 국민들이나 관련된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제대로 집행을 못할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가장 아쉬웠던 부분들이었다. 내가 가장 아쉬웠던 법안들도 내놓지를 못했던 부분들도. 인식 자체가 굉장히 안 좋았었기 때문에.
그래서 정의당에서 하고 싶었던 부분이 ‘팩트체크’다. 이주노동자, 이주민, 다문화 가정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을 하나씩 하나씩 정의당만의 방식으로라도 많은 국민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들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사회적인 화두들도 하나씩 하나씩.
사실 나의 경우도 생각해보면 문제가 생겼을 때, 팩트 체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 정도였던 것 같다. 방송에서 한 번 나가는 거다. 그러면 보는 사람은 볼 수 있지만, 못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잘못된 인식, 편견을 하나씩 하나씩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바로잡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아쉽게도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하는 부분인데 정부가 안 한다고 하면 정의당에서라도 정치적으로 하고 싶었다.
좋다.
이후 이야기는 이자스민 위원장, “왜 내가 정의당에 왔냐고?” 2편을 통해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