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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워문로거 May 27. 2024

회사 퇴근하고 블로그로 출근합니다(2)

블로그 = '나'를 알아가는 공간

1에서 블로그를 맛집, 여행으로 시작했다고 적었다.

블로그를 하고 싶었다기 보다는 갤러리를 비워내는 목적으로 시작한게 컸다. 

코로나 이전에 사진을 하도 많이 찍어대서 연말마다 연례행사 마냥 네이버 드라이브에 그해 찍었던 사진을 저장해두는 습관이 있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게

블로그를 처음 해봐서 사진을 PC에 옮겨서 노트북에서 올리기도 했었고(소위 말해서 바보같이 일을 두번하는),

맛집 글 하나 쓰는데 두시간이 걸렸다.

점점 쓰다보니 글은 누적되고, 쓰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블로그에 쌓인 글 개수와 글쓰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반비례한다.

감사하게도 난 매 시기마다 하고 싶은게 꼭 있다. 

하고 싶은게 있으면 3일 안으로 고민을 끝내고, 그냥 한다. 

결과가 좋으면 좋은거고, 안좋으면 안좋은대로 괜찮다. 

블로그가 나에게 딱 그런 공간이었다. ‘내’가 했던 모든걸 기록하는 그런 공간이다. 

대학교 졸업 전에 제2외국어 하나를 끝장내야 했고,

북경에 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도시를 다녀보고 싶었고,

대학교 생활을 책으로 한번 내보고 싶었고,

마케팅을 주제로 계속 글을 써보고 싶었다.

무언가를 보고, 듣고, 쓰고의 연속이었다.

주제는 다를지라도 지금도 하는 짓이 똑같다.

관심사가 많아서 그렇지, 이렇게 보니 되게 일관성 있는 사람 같아보인다.

(썩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일관성 있는 사람이면 사람이지, 일관성 있는 사람 같아 보이는건 뭘까?

그러고보니 블로그는 '나'를 알아가는 공간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내가 이렇게 무언가를 오래할수 있는 사람인지 몰랐다.

또 이렇게 살다보니까 주변에 각자의 분야에서 오래하는 사람들만 남는다.

블로그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 '누가 내 블로그인거 알면 어떻게 해요?'

나를 몰래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생각보다 사람들은 블로그 주인장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 관심이 오래가지 않을뿐더러, 궁금해하더라도 '어떤 주제의 블로그지?' 정도에서 끝난다.

들킨다는 표현이 참 웃기지만, 누군지 알려지는게 걱정이고 싫다면 실명이나 얼굴 공개를 안하면 된다.

(단, 숨길거면 확실하게 숨겨야한다.

사람 마음이라는게 블로그를 하다보면 일방문자수에 꼭 눈길이 간다. 

누군가 봐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블로그에 올리는 주제에 따라서 애매한 사이의 지인이나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내 블로그인걸 단숨에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이런점이 우려되었다면 애초에 시작도 안했을 것이다.

너무 이런 곳에 애쓰지 말고, 블로그 주인장에게 이로운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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