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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워문로거 Jun 05. 2024

회사 퇴근하고 블로그로 출근합니다(5)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블로그 체험단

이번 편은 한 번쯤 꼭 언급하고 싶었던 '체험단' 이야기다.


단순히 체험단으로 '공짜로 맛있는 거 먹고 놀러다니세요!' 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생각은 전혀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기에.


블로그를 막 시작한 사람들이 종종 물어본다.

댓글로 체험단 문의가 들어왔다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이거 해도 되는거에요?' 라고.

웬만해서 하지 말라고 한다.


보통 일면식 한번 없는 사람이 '여기 오시면 n만원 상당의 OO을 체험하세요!' 라는 뉘앙스의 댓글인데,

신뢰도가 떨어져서 선택하지 않는 편이다.

댓글, 오픈카톡 링크, 구글폼, 네이버 쪽지, 광고성 메일, 심지어는 개인 문자까지

낯선 이들의 문의가 가득한 체험단 시장이다. 그래서 더욱이 조심해야 한다.

블로그를 비롯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 시장이 그렇다.

아이디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만큼 이용당하기도 그만큼 쉽다는 의미이다.


평일 일과 중에는 마케팅 직무로 일하고, 퇴근하고서는 블로그로 출근하는 입장에서 몇 마디 덧붙이자면

체험단을 통해서 본 SNS 시장은 '신뢰성'과 '지속성'의 싸움판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체험단을 5년 넘게 이용하면서 그동안 방문했던 것들을 카테고리, 제공 내역, 비용을 연, 월 단위로 엑셀에 주기적으로 정리한다.


그동안 쌓인 금액도 금액이지만, 체험단 엑셀 파일을 보면서 느끼는 건 '내가 투자한 시간들의 가치'이다.

체험단의 가치를 아래 세 가지 포인트로 요약할 수 있다.



① 체험단이 일이 되면 피곤하다.(시간관리)

시간이 비교적 자유롭고 많던 대학생 때는 학교 근처며, 학교 주변 근교까지 어디든 갔다.

재테크, 돈에 대한 개념이 크게 없던지라 비용 상관없이 시간 되고 먹고 싶고 하고 싶으면 별 기준 없이 다녔었다.

시간을 낭비하면서까지는 다니지 않았자만, 과거의 포스팅을 보면서 '내가 이런 것까지 제공받았었구나!' 싶은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생활 반경이 어느 정도 정돈되고, 회사 밖의 시간이 한정적이다 보니

회사나 집 근처, 주말에 자주 가는 곳으로 지역 타겟팅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험단 당첨률이 올라갔다.

가고 싶더라도 시간이 안되면 그러려니 하고, 내 시간에 체험단을 맞췄다.

금액대도 높여서 '이 정도 서비스의 가격과 퀄리티면 갈만하겠다.' 라는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② 한때는 '블로거지',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소비습관)

2~3년 전이었나. 체험단으로 갑질하는 몇몇 블로거 때문에 '블로거지'라는 말이 돈 적이 있었다.

어느 시장이든 이미지를 훼손하는 소수 때문에 선량한 다수들이 꼭 피해를 본다.

체험단이 뭐 대수도 아니고, 블로거와 자영업자들이 서로 윈윈하는 것이 본질인데

본질 파악이 어려웠나 보다.

이제는 말이 달라졌다.

물가는 항상 오른다고 하지만, 올해는 유독 상승폭이 더욱 크게만 느껴진다.

별 생각없이 음식, 술까지 시키면 둘이서 5만원은 뚝딱이다.

둘이서 체험단으로 5~6만원 정도 푸짐한 한상을 먹고 나왔다.

배불리 먹었다는 기쁨도 기쁨이지만, 먹으러 가는데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적인 세이브가 가져다주는 기쁨이 더 크다.

꿩 먹고 알 먹기.



③ 체험단으로 자영업의 현실과 트렌드를 체험할 수 있다.(간접경험)

체험단으로 집만 못 살 뿐, 먹고 입고 꾸미고 좋은거 보러 다니고 정말 무궁무진하게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특히 내가 정말 잘 모르는 뷰티 쪽 체험단을 받으러 다니면서, 방문하는 곳 사장님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케팅적으로 고민을 들어드리면서 몰랐던 분야의 마케팅도 알게 되고, 회사 밖의 현실을 마주하기도 한다.

피부관리 받으려고 누워있는 편안함 그리고 피부가 개선되는 만족감 이상으로,

요즘 어떤 방식의 관리가 유행이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제품은 무엇이며 다양한 관점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얻는 영감들이 누적되어가고 있다.

비단, 피부관리 뿐만 아니라 음식점, 카페 사장님과 몇 마디 나누다 보면 서로의 수고로움을 이해하게 되고

그런 곳은 또 오래 기억에 남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기도 한다.

체험단을 통해 아낀 돈, 번 돈도 돈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확실하게 트이고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느끼고 삶에서 적용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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