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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찬준 Nov 18. 2019

#사장일기,  가족 같은 회사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즐겁게 함께 할 인재를 모십니다”


요즘은 아니지만, 예전 구인 광고를 보면 이런 표현이 종종 등장했다. 특히 작은 회사일수록 가족 같은 분위기, 식구 같은 직원..을 강조하곤 했다. 그런데 잠깐, 우리는 가족이랑 정말 좋은 관계일까?

너무 편한 나머지 때론 무심하고, 때론 귀찮아하고, 때론 쌀쌀맞게 대하고 있진 않은가.. 물론 가족 만큼 필요할 때 위로가 되고, 삶의 전부가 되는 존재도 없지만, 그럼 회사 직원이 그런 존재가 되길 바란단 말인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업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외부에서 관계를 맺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내부 직원이 어떠한가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결정되기도 한다.


패티 맥코드 넷플릭스 최고인재책임자는 “회사가 직원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은 A급 선수들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넷플릭스 같은 회사에서 A급 선수를 뽑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소기업에서 A급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 소기업은 어떤 선수를 뽑아서 함께 해야 할까?




몇 명의 직원과 이별을 한 후 내가 내린 결론은, 사장과 코드가 맞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코드가 맞는다는건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여러 부분에서 성향이 닮아 있음을 뜻한다. 성격적인 측면이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나, 일하는 부분에서 사장과 닮은 점이 많아야 한다. 

사장은 회를 좋아하는데, 직원이 회를 싫어하면 같이 회식하기도 힘들다. 직원은 이메일과 메신저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데, 사장은 직접 얼굴 보고 대화해야 이해하면 같이 일하기 어렵다. 따라서 직원을 채용할 때 그 사람의 업무적인 성과나 커리어를 보는 것 못지 않게, 과연 저 사람이 나와 잘 맞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회사가 좀 더 성장한 후에는 각 부문에 맞는 다양한 인재들을 영입해야 할테지만, 아직 소기업인 경우에는 실력이나 능력보다 코드가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경력서와 짧은 인터뷰를 통해 나와 코드가 맞는지 알아내기가 어디 쉬운가. 그래서 나는 최소한 누군가의 소개가 있거나, 내가 직접 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직원으로 채용한다. 특히 일을 하면서 참 좋은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는 인재의 경우, 관계를 잘 만들고 간간히 연락을 하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필요한 시점에 입사를 권유한다. 현재 우리 회사에는 그렇게 채용된 직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우리 직원들이 A급 선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을 하면서 협업이 잘되고, 이슈가 생겼을 때 서로 털어놓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모은다. 적당히 선을 지키면서 끈끈함을 유지하는 관계, 가족과는 다른, 이 정도의 관계가 소기업에 어울리지 않을까.


어차피 적은 인력으로 움직여야 하는 소기업에서 사람 때문에 머리 아프면 안된다.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선별하여 함께 하는 것, 소기업 사장의 두통을 줄이고, 회사가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가족같은회사_NoNo #사장이아빠도아니고

<양경수 작가 일러스트, 출처 : 캠퍼스잡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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