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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펄 Jun 25. 2023

생애 첫 책 구체적인 출간 과정(1)

출판사의 눈에 띈 결정적 계기

안녕하세요.

심리에세이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쓴 스마일펄입니다.


생애 첫 책을 출간한 2023년 6월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책을 마감하고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드디어 책이 출간되고, 요새는 책을 여기저기 홍보하느라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가는데, 체력적으로 버거울지언정 무척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유명 저자나 SNS 인플루언서도 아니고, 인맥이 그리 넓은 편도 아닌데도 지인들의 축하 인사와 응원 덕분에 사랑받는 기분을 자주 느낍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일시적으로 몰린 이 행복감을 조각 내서 잘 저장했다가 다시 불행이 찾아왔을 때 하나씩 꺼내서 마음을 충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얼토당토않은 상상도 합니다.


책 출간은 오랜 꿈이었지만 막상 목표를 이루니 ‘이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주변의 반응에서 ‘책 출간은 대단한 일이구나’라는 작가지망생이던 시절의 간절함을 떠올리곤 합니다. 저는 계속 책을 쓰며 살아가고 싶지만, 제가 바라고 노력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니까요. 어쩌면 운 좋게 출간한 이번 책이 제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지금 이 순간이 더없이 소중합니다.




오늘은 첫 번째 책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출간한 구체적인 과정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궁극적인 목적은 출간이기에 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담이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출간이라는 ‘목표를 성취’한 입장에서 결국은 ‘꾸준히 글을 쓰세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같은 여타 자기계발서의 성공 노하우 같은 진부한 이야기를 재탕을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 목표에 이른 예측불가한 세부적인 길은 오로지 저만 경험한 것이기에 제 이야기가 부디 가치가 있길 바랍니다.




1. 출간 제안

이번 책은 지난 <제10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참여했기에 출판사의 눈에 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브런치북 <부모님과 관계를 끊기로 했습니다>로 응모했는데, 선정작인 50편에 속하지 않아서 수상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당연히 수상 발표일에 수상작 목록에도 없었고, ‘올해는 50편을 뽑는데도 떨어졌구나’라며 아쉬워했습니다.

수상 발표일에 출판사에서 뜻밖에 개별적인 출간 제안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제 작품과 다른 작품을 두고 고민하다가 다른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택했다. 글이 좋아서 다른 출판사에서 선택할 줄 알았는데, 수상작에 없어서 의외였다. 브런치 수상작은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다면 출간을 하고 싶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여태껏 투고 거절 메일을 받거나 무답변만 경험하다가 갑자기 찾아온 정식 출간 기회에 얼떨떨하고, 너무나도 간절히 바랐던 일이라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제 글이 어떤 출판사에서는 최종 검토 단계에 이르렀다는 데서 ‘내 글이 아주 형편없지는 않구나. 조금만 더 노력하면 어쩌면 책 출간으로도 가치 있는 글 수준에 도달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2. 꾸준한 글쓰기

사실 지난해에는 출간을 목적으로 한 글쓰기는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글쓰기가 싫거나 힘든 것이 아니라, 제 브런치를 꾸준히 보신 분은 아시듯이 작년에 갑자기 찾아온 이혼 뒤에 심적으로 무척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왕 천천히 가기로 한 인생이니 글쓰기도 쉬어 가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여기에서 글쓰기를 쉬어 간다는 것은 글을 쓰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출간(투고)을 염두하지 않고, 구독자 관리에 크게 구애받지 말고, 2022년 한해는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글을 마음대로 쓰자’라고 마음먹었습니다. 꾸준히 투고를 하고, 출간 전략을 세워서 실행하는 것보다 제 무너진 마음을 보살피고 일상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나날이었으니까요. 이 시기는 어쩌면 살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든 감정을 해소하고 보듬고자 글을 써 내려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도 응모할 생각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간 쓴 글을 모아보니 분량이 꽤 되고, 어쨌든 시간과 노력을 들였으니 아깝다는 생각은 들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응모 신청을 했습니다. ‘꼭 선정되고 싶다’ 이런 욕망도 크지 않고, 강박도 없어서 응모 신청서도 30분 만에 작성하고, 따로 퇴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무엇에 대해서 쓰겠다’는 주제도 정하지 않았기에 그동안 쓴 글에서 나름의 공통점을 발견해 <부모님과 관계를 끊기로 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엮어서 브런치북을 만들었고요. 




3. 차근차근 경력 쌓기

드디어 출간에 이른 과정은 게임 <심즈>에서 심이 차곡차곡 실력과 경력을 쌓아 마침내 직업적 성취에 도달한 과정과 비슷했습니다. 책을 출간하지는 못했지만 글쓰기와 관련한 크고 작은 실질적인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왔기 때문입니다.


2020년

- 채널예스 ‘나도 에세이스트’ 우수작 선정: <우리 꼭 밥 한끼 같이 해요>


2021년

- 브런치북 <꼭 한번 포르투갈> 브런치앱 메인 소개

- 은평문화재단 웹진 인터뷰와 원고 작성 작업: 4달 동안 11인 인터뷰


2022년

- 크몽 전자책(PDF) 입점 완료: <드디어 며느라기 해방입니다>


2023년

- 단행본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출간


채널예스의 경우, 최우수작 없는 우수작으로 선정돼 종이 잡지에도 실려 배포됐습니다.


<꼭 한번 포르투갈>의 경우, 브런치앱 개편 전이라 앱을 켰을 때 단독으로 소개되는 코너에 선정됐습니다. 하루에 한 개가 소개된다고 하면 1년에 365개의 작품이 선정되는데, 수많은 작품 중 제 브런치북이 선정되었다는 데서 ‘제 글이 아주 가치가 없지는 않구나. 경쟁력이 있기는 하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은평문화재단 웹진은 지역민을 인터뷰하고 원고를 작성하는 일이었는데, 처음으로 글을 쓰고 보수를 받는 경험을 했습니다. 브런치에 무심코 작성한 글 하나 때문에 적임자로 발굴돼 정식으로 업무 제안을 받아서 하게 된 일입니다.


<드디어 며느라기 해방입니다>도 초기에 브런치에 쓴 글을 모아 브런치북으로 발행한 것을 크몽에서 발굴해 전자책 입점 제안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크몽에서 실용 분야에서 에세이 분야로 전자책 사업을 확장하면서 아마도 여러 브런치 작가에게 입점 제안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PDF 형태이지만 글의 가치를 인정받아 크몽에서 먼저 제안했기에 콘텐츠 등록이나 홍보 등에서 여러 지원과 혜택을 받았습니다.


크몽 구매자는 유료 구매인만큼 기존 브런치 구독자와는 달리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싶었고, 원래 글에서 그동안 성장한 생각을 매 꼭지마다 덧붙이기로 했습니다. 간단한 작업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성장한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표현해 추가하는 데는 보름이 넘는 기간이 걸렸습니다(모아 놓고 보니 새로 쓴 분량이 많았음). 이 경험은 단행본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출간을 위해 초고를 바탕으로 원고를 대대적으로 손보고, 퇴고하는 데 작업 분량 예측이나 시간 배분 등에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편, 크몽 전자책은 처음으로 제 개인적인 이야기에 금전적인 가치를 부여해 유료로 판매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글 쓰는 소질과 재능을 작게 인정받기 시작해 점점 여러 기회가 주어졌고, 그때마다 터득한 노하우로 글쓰기를 보완하며 차곡차곡 경력을 쌓고 있습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매 경험에서 제 시장 경쟁력을 가늠하고, 콘텐츠 산업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도 높이고 있습니다.



총 2개의 글로 구성했습니다.

다음 글



스마일펄의 심리에세이 신간 <부모님과 헤어지는 중입니다> 주요 온/온라인서점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책 소개는 각 온라인서점을 확인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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