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아니다> 시리즈: 에필로그
*브런치북 <반비례 관계는 사랑이 아니다>의 에필로그 입니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단체전에서 여자 대표팀은 10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고, 남자 대표팀도 출중한 기량을 뽐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리나라가 워낙 양궁 강자라서 우리 선수들이 과녁에서 10점을 맞히는 건 당연하게 느껴진다. 우리 선수들 뿐만 아니라 각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참가한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누구나 10점을 기록할 능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10점을 조준할 능력을 갖췄다고 매번 10점을 맞히지는 못한다. 기록의 편차를 줄이고 일관성 있게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는 것, 이 진짜 실력으로 승패가 갈리게 된다. 10점을 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자 자기 실력을 꾸준히 갈고닦고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까지가 진짜 실력에 해당한다. 아무리 신궁의 경지에 이른 우리 선수들이라도 양궁 연습을 게을리하고, 더 나은 실력을 갖추고자 고민하지 않고 실행하지 않으면 10점을 기록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순 없을 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할 역량을 갖췄더라도 더 나은 사랑을 하고자 고민하지 않고 실행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능력도 퇴보하고 만다. 사랑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사랑도 일처럼 꾸준히 연마하고 정진해야 유지하고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달콤한 줄만 알았던 사랑은 어려운 것이다. 만일 사랑이 쉽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랑을 모르거나, 사랑을 경험한 적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사랑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 그들은 사랑을 즐거움과 기쁨이 가득한 놀이로 생각한다. 즐겁고 기쁜 놀이가 일하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일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다. 그리고 사랑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것이기 때문에 일이 될 수밖에 없다.
_라이너 마리아 릴케
<사랑은 아니다> 시리즈에서 말하는 사랑은 다소 이상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시리즈는 사랑에 대한 이해가 깊고 익숙한 사람은 독자가 아니다. 사랑에 미숙하고 사랑을 헷갈려하며 거듭 실패했지만 이제는 사랑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존과는 다른 사랑을 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글이다. 자기만의 주관(사랑에 대한 가치관)을 세우기 위한 연습 단계에서는 원론적으로 배우되 정형화된 다양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접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을 읽는다고 자신의 사랑이 극적으로 변할 리는 없다. 달라진 시각을 현실에 접목해 응용하며 시행착오를 거처 자기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은 오롯이 자기 몫이다.
진부한 말이지만 사랑에 정답은 없다. 미디어 때문에 이상화된 사랑을 뭔가 특별하다고 믿기 쉽지만, 사랑의 본질은 인간관계이다. 보통의 인간관계보다 내밀하고 친밀하며, 헌신을 기대하는 인간관계의 종합예술이자 특별한 관계라고 믿는 사랑도 결국은 보편적인 인간관계의 원리를 따른다. 우선 직업을 선택해 일하고 친구를 선택해 사귀듯이 수많은 사람 가운데 자신이 ‘선택’해서 사랑하는 관계를 형성한다. 여타의 인간관계처럼 사랑도 상대방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배려할수록 관계는 돈독하고 친밀해지며, 이기적으로 나에게 유리한 이득만 취하려 하고 거짓과 기만을 일삼으면 관계는 악화한다.
사랑에서도 선택에 따른 책임이 주어진다. 관계에서 베풀거나 기여하는 것 없이 오로지 이득만 취하려고 하면 언젠가 그 대가를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No pains, no gains’라는 인생의 진리는 사랑에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누군가에게 의존하고자 하면 지배받고 자유가 억압되는 대가가 따르고, 연인이 변함없는 애정과 신뢰를 보내는 줄 알면서도 속이고 다른 사람을 만난다면 죄책감이 따르고, 자신의 외도 때문에 좋은 파트너와 결국 헤어졌다면 언젠가 후회할 날이 올 것이고, 자기에게 관심 없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면 외로움과 공허함이 따르고, 사랑을 모르는 사람과 사랑을 하려면 그가 사랑을 깨달을 때까지 기다림과 인내심을 감내해야 한다. 선택에 따른 달콤함만 누리고 책임을 도외시 할 때 갈등은 첨예해지고 관계는 역행하며, 여지 없이 결국엔 자기 기만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된다.
사실 이러한 관계는 흔하지만 <사랑은 아니다> 시리즈의 관점에서라면 진정한 사랑은 아니며, 도덕적,윤리적으로 지탄받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럼에도 상처와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미성숙한 반쪽짜리 사랑이 낫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으니까. 누구도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을 깨달을 기회조차 없으니까. 실패한 사랑이라도 부족하나마 결핍은 채워지고, 자기 자신과 인간(타인), 세상을 배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랑은 아니다> 시리즈는 이성 간의 사랑에 집중해 아무래도 여성의 시각에서 풀어낸 글이지만, 성별, 연령, 성적 지향 등에 상관없이 사랑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글 속의 여성, 남성, 연인, 애인 등의 표현을 저마다 당면한 갈등 관계와 상황에 따라서 다른 친밀한 관계인 부모, 자녀, 형제자매, 친구, 직장동료, 상사 등으로 바꿔서 읽어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제멋대로 산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이전 세대가 결혼은 했지만 사랑은 잘 모르고 인간관계에 서툴듯이,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사랑도 안 하는 건 아니다. 분명히 누군가 또는 무언가를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원가족은 물론이고 일, 취미, 동물, 식물, 좋은 풍경과 예술 작품처럼 아름다운 모든 것이 해당할 수 있다. 만일 문제가 된다면 그 어떤 사랑도 갈망하지 않고 사랑이 없는 상태가 보편적인 세태로 자리잡는 것이지만, 아직 세상이 그 정도로 암울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사랑은 아니다> 시리즈가 부디, 더 나은 사랑을 하고 싶고, 인간관계에 고민인 사람들의 인생에 1도의 변화라도 불러오도록 보탬이 되었기를 바란다.
<사랑이 아니다> 시리즈는 총 3개의 브런치북으로 구성했습니다.
1.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에서는 왜 불행하고 불안정한 사랑을 반복하는지, 애착 유형과 반복 강박, 자존감 낮은 연애와 불안형-회피형 연애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사랑도 학습’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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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결혼과 연애는 사랑이 아니다>에서는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5가지로 정의하고, 평생의 동반자를 얻는 결혼은 언제 어떤 사람과 해야 하는지, 섹스와 사랑의 연관성 나아가 동성애에 대한 생각을 담았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존중과 자아실현, 정서적 독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키워드: #진정한사랑 #자기이해 #Loveyourself #결혼에대한이해 #섹스 #동성애 #폴리아모리 #진솔한사랑 #독립
3. <반비례 관계는 사랑이 아니다>에서는 실제 현실에서 왜 매번 연애를 실패하는지,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왜 이혼하는지, 외도(불륜)에 대한 생각, 마마보이/마마걸 구별법, 나르시시스트의 사랑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착각과 오해를 다루고 있습니다.
**키워드: #첫눈에반한사랑 #연애실패이유 #가짜효자효녀 #마마보이마마걸 #외도 #불륜 #이별 #이혼 #성격장애 #경계선성격장애 #의존성성격장애 #회피성성격장애 #자기애성성격장애 #나르시시스트 #나르시시즘 #가치관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