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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담쟁이 Dec 27. 2023

김환기_영혼의 노래

예술에세이 45

김환기_영혼의 노래


네 명의 사람이 눈밭을 거닐고 있다. 얼음으로 가득 찬 물웅덩이를 지나 눈밭의 뽀드득뽀드득한 눈을 밟으며 그들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하염없이 걷고 있다. 추위와 싸우며 걷는 그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한겨울 산책을 하기 위해 걸으러 나간 공원에서 잠시 팔 벌려 뛰기를 하면서 몸에 열을 낸다. 그리곤 움츠려든 어깨를 펴고 당당히 걸으며 산책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림 속 사람들은 그러한 준비운동을 하여도 살을 에어 오는 추위에 몸이 움츠릴 수밖에 없는 걸음을 걸어가고 있다. 

집 앞에 슈퍼 가는 것이 아닌 땔감을 구하러 산을 간다든지, 산 너머의 친척집으로 간다든지 먼 여정을 가고 있는 듯하다. 먼 길을 추위와 함께 한다면 걷다 보면서 포기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발걸음을 되돌아보면 앞으로 갈 용기가 생긴다. 그런 마음으로 앞을 향해간다면 언젠간 목적지에 다다르게 된다. 

우리는 어떤 목적지를 가지고 2023년의 막바지에 왔을까? 또 다른 해인 2024년은 어떤 추위와 함께 갈 것인가? 생각하면서 이 그림을 보니 나의 걸음에 함께 하는 추위를 반갑게 맞으며 손잡고 뛰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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