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을 들으면서 떠오른 노래가 하나 있다.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이다.
남편이 결혼식 날 이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토록 바라던 시간이 왔어요
모든 사람의 축복에 사랑의 서약을 하고 있죠
세월이 흘러서 병들고 지칠 때
지금처럼 내 곁에서 서로 위로해 줄 수 있나요
함께 걸어가야할 수 많은 시간 앞에서
우리들의 약속은 언제나 변함없다는 것을 믿나요
힘든 날도 있겠죠 하지만 후횐 없어요
저 하늘이 부르는 그 날까지 사랑만 가득하다는 것을 믿어요"
사랑말고는 아무 것도 없을 거라고 믿었던 시절에는 이 노래 가사가 낭만적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사랑의 결은 빛깔이 달라진 듯하다. 지금의 사랑은 '병들고 지칠때'와 '위로', 그리고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고 후회하지 않는 것. 이전에는 둘만 바라봤지만, 그럴 수가 없다는 것. 우리가 좀 더 나이가 들어서 품안의 자식이 떠나, 둘만 남으면...그땐 다시 둘만 바라보게 될까? 서로의 아픈 몸을 돌보며, 사소한 것으로 삐지고, 웃고, 지난 날들을 추억하게 될까?
나는 '헌정'을 들으며 사랑의 클라이맥스를 추억한다. 그것은 그가 내게 준 한다발의 꽃이고, 못난 글씨로 써준 절절한 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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