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화 없이 욕망을 인정하기로 했다.
남편의 빚을 알게 된 뒤
나는 처음으로
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나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살아왔다.
시골에 내려와
단순하게 살고 싶었고
욕심 없이 살고 싶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가만히 새각해보니
그 말들이
완전히 솔직한 말은 아니었다.
돈이 없을 때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작은 집에 살면서
큰 집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것.
명품을 가져본 적 없으면서
명품은 부질없다고 말하는 것.
어쩌면
그건 철학이 아니라
합리화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소유를 제대로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충분히 가져본 적도
충분히 누려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마치 이미 다 가져본 사람처럼
말하고 살아왔다.
시골에 내려와 살면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며
소박하게 살고 싶다는 사람들.
자연 속에서
단순하게 살고 싶다는 사람들.
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 지내보니
또 다른 모습들도 보였다.
겉으로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돈 문제로 고민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화 속에서
로또 이야기가
가끔 등장하기도 했다.
언젠가
한 번쯤은 인생이 뒤집히기를
기대하는 마음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월든의 삶을 꿈꾸며
자발적인 단순함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고
헬렌 니어링처럼
소박한 삶을 철학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현실에서는
돈 문제로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 모습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나 역시
그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으로
내 욕망을 솔직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나는 사실
깨끗하고 넓은 아파트에서
살아보고 싶다.
백화점에서 가격표를 보지 않고
쇼핑도 해보고 싶다.
여행을 갈 때
비행기 좌석을 고민하지 않고 떠나보고 싶다.
부모님께 용돈을
턱턱 드리고 싶다.
일생에 한번쯤은...
미디어에서
곁눈질하며 보아왔던,
나는 경험해보지 못한 모습들..
이런 생각들을
나는 그동안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욕심 많은 사람처럼
보일까 봐.
하지만
그건 욕심이 아니라
그저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삶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그 욕망을
숨기지 않기로 했다.
나는
돈 걱정 없이
살아보고 싶다.
그래서
돈을 더 많이
벌어보고 싶어졌다.
그래야
돈이 무엇인지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제
돈을 직접
가져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