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돈을 배우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한 공부

by 산다

나는 급하게

식당에서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생활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나는

결혼한 뒤에도 계속 일을 해왔다.


서울에서도 직장을 다녔고,

귀촌한 뒤에도

회사도 다녔고,

알바를 하며 생활비를 보탰다.


완전히 경제활동을 멈춘 것은

아이를 낳고

육아에 집중을 했던

약 2년 반 정도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마음이었다.


그동안은

우리가 함께 꾸리는 삶 속에서

돈을 벌고 있다면


이제는

내가 스스로

경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현실이 눈앞에 있었다.


내가 아침, 저녁으로

식당일을 시작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자


집 안의 질서가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유기농재료로

집에서 만든 건강한 음식을 먹던

아이들은 점점 가공식품을 먹게 되었고


나는 피곤해질수록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는

날이 많아졌다.


집에 와서는

밀린 집안일을 하느라

아이들이 미디어에 노출되는 시간도

점점 늘어났다.


내가 집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이 조금씩

엉망이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상황을 멈출 수 없었다.


생활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아플 때

휴가를 쓸 수도 없는

식당일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식당일을 대신할

다른 일을 찾기 위해


나는

돈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경매수업을 신청하고,

난생처음 사업자를 내고

쿠팡 판매를 시작하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유튜브 채널도 만들었다.


남이 주는 월급만 받다가

내 일을 해보려고 하니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하나씩

배우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해서였지만

어쩌면 처음으로


돈이라는 것을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때

내가 생각보다

돈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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