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떠나고 싶다
나는 한 때
무소유를 꿈꾸며
시골로 내려왔다.
단순하게 살고 싶었고
욕심 없이 살고 싶었다.
그래서
작은 집에서 살고
텃밭을 가꾸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을
상상했다.
나는
돈이 아닌
의미를 찾는 사람이었고
의미에 집착하는 사람이었고
때로는 의미로
나 자신을 설득하며 살아가던 사람이었다.
그 시간은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생각했다.
하지만
삶을 조금 더 살아보니
나는 아직
충분히 가져본 적도,
누려본 적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어졌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다.
비싸든 싸든
맛있는 것도
맛없는 것도
직접 다 경험해 보고 싶다.
좋은 것도
별로 인 것도
내가 직접 느껴보고 싶다.
돈을 많이 벌어보고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직접 알고 싶다.
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겪은 방식의 삶을
그대로 물려주고 싶지 않다.
돈이 없어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살아가는 삶.
적게 가지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합리화하며 살아가는 삶.
그런 삶을
아이들에게까지
당연한 것처럼
가르치고 싶지는 않았다.
시골에서
무소유를 실천하며 사는 삶은
어쩌면
이미 많은 것을 소유하고 경험한 사람들이
마지막에 찾아가는 삶일지도 모른다.
충분히 가져보고
충분히 누려본 뒤에야
"이제는 적게 가져도 괜찮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
하지만
나는 아직
그 단계에 와있지 않다.
그리고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이들이
조금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기만의 생각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기회와 경험의
문을 여는 데에는
분명
필요한 힘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시골을 떠나려고 한다.
도시로 가서
더 넓은 세상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아보고 싶다.
나는 무소유를 꿈꾸며
시골로 왔다.
그리고 이제
풀소유를 꿈꾸며 떠나려고 한다.